11일부터 연료비 연동제가 적용된 새 전기요금 고지서가 발송된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역대급 저유가’가 전기요금에 반영되면서 일반적인 4인 가구를 기준으로 1000원가량 전기료 부담을 덜게 된다. 하지만 유가 상승에 따라 내년 전기요금은 올해 인하된 것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12월분 전기요금 고지서를 11일부터 전국에 순차적으로 발송한다. 유가 등락에 따라 전기요금을 조정하는 ‘연료비 연동제’가 적용되는 등 개편된 전기요금 체계가 처음 적용된 고지서다. 전기요금 이메일청구서를 신청한 사람은 11일, 우편으로 청구서를 받아보는 사람은 이르면 14~15일께 확인할 수 있다.
매달 350kWh의 주택용 전기를 사용한 4인 가구라면 전월에 비해 전기요금이 1050원 줄어든다. 11월분 요금으로는 5만5080원을 냈지만 12월분으로는 5만4000원만 내도 되는 식이다. 지난해 저유가가 전기요금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에는 전기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인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올해 유가가 급격히 오를 것으로 예상돼서다. 정부가 추진하는 태양광·풍력 확대 정책도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다. 정부는 태양광·풍력 확대 및 온실가스 감축 비용이 늘면 전기요금도 따라 올린다는 계획이다.
내년 태양광·풍력 비용이 올해보다 kWh당 2원 오르고 올해 유가가 급등한다고 가정하면 350kWh의 주택용 전기를 사용한 가구의 요금은 최대 5만8000원 안팎으로 늘게 될 전망이다. 전기요금 개편 전인 지난해(5만5080원)보다 전기요금이 5% 안팎 오르는 것이다.
정부와 한전은 내년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해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한전에 향후 전기요금 예상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여러 전제로 계산하면 국민 혼란이 우려되기 때문에 계산 및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유가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어 계산할 수 없다”고 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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