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3000 시대를 이끈 것은 ‘개미군단’이다. 시중 유동자금이 폭발적으로 주식시장에 몰려들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8일 한국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60조원을 넘었다. 증시 전문가는 유동성이 밀어올린 코스피지수가 새로운 지수대에 안착하기 위해선 기업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코스피지수 1000, 2000 돌파를 이끈 것은 대규모 개인 자금이었다. 2000년 전후 정보기술(IT) 버블 당시 코스피지수는 1066.18까지 올랐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 대비 명목 국내총생산(GDP) 비율은 180%를 웃돌며 지금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중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금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2007년 펀드 열풍도 개인 자금이 이끌었다. 거래대금 비율이 명목 GDP의 150%를 넘어서며 코스피지수도 2085.45까지 치솟았다.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가 크게 늘어난 덕이었다.
하지만 유동성만으로는 심리적 저항선을 넘을 수 없었다. 2000년에는 버블이 꺼지며 코스피지수가 400선으로 주저앉았고, 2008년에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892.16까지 추락했다. 코스피지수가 새로운 레벨에 안착한 것은 기업 이익이 눈에 띄게 늘어났을 때였다. 코스피지수는 2000년 버블 붕괴 후 2005년이 돼서야 1000 너머에 자리잡았다. 전년도 39조원 수준이던 기업 영업이익이 2005년 54% 늘어나 60조원을 돌파한 영향이 컸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3000선도 마찬가지라고 내다봤다. 3000 돌파 원동력은 개인 자금이었지만 안착하려면 실적에서 유의미한 반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증권업계는 2021년 유가증권시장 기업의 순이익을 129조5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역대급 실적을 낸 2017년(142조7000억원)과 2018년(130조2000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현재 코스피지수는 2017~2018년 고점인 2600을 크게 웃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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