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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첫 여성 CEO' 임일순, 홈플러스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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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왼쪽 사진)가 퇴임한다. 글로벌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구원 투수’로 선임한 지 3년3개월 만이다. 그동안 이끌어온 구조조정과 온·오프 통합 작업 등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더 큰 발전을 위해 ‘바통’을 넘겨주기로 결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7일 홈플러스는 임 대표가 이날 오전 임원회의에서 퇴임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주주사인 MBK파트너스와도 최종 협의를 마쳤다. 퇴임일은 2021회계연도(2021년 3월~2022년 2월) 사업전략에 대한 최종 승인일인 이달 중순이 될 전망이다.

임 대표는 약 3개월 전부터 MBK파트너스 측에 사의 의사를 표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측은 사임 이유에 대해 임 대표가 “개인적인 사유”라고만 말했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임원회의에서 “중요하고 어려운 시기에 떠나게 돼 임직원과 주주사에 미안한 마음”이라며 “남은 임직원들이 홈플러스가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올라인(All-Line) 전략을 지속적으로 잘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후임 대표가 정해질 때까지 홈플러스는 당분간 사업 부문장들이 공동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MBK파트너스는 임 대표의 후임을 찾고 있다. 임 대표는 2015년 11월 재무부문장(CFO)으로 홈플러스에 들어와 2017년 10월 대표이사 사장(CEO)으로 승진했다.

그는 국내 대형마트 업계를 포함해 유통업계 최초의 여성 CEO다. 2019년엔 무기계약직 직원 약 1만5000명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오프라인 중심의 홈플러스를 온라인과 융합된 ‘올라인 미래 유통기업’으로 전환시켰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섰다. 오프라인에서는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의 장점을 결합한 효율화 모델 ‘홈플러스 스페셜’ 점포를 성공적으로 출범시켰다. 특히 오프라인 전 점포를 온라인 물류거점으로 전략화하는 데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임 대표는 미래 유통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 및 윤리적 준거 지표를 끌어올려 이전과 달리 사업 투명성을 확보했다.

일각에선 대형마트를 둘러싼 녹록지 않은 환경이 사의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임 대표는 대형마트 새백배송 금지 등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규제 환경에 안타까움을 호소해왔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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