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 연방 하원의원 4명은 6일(이하 현지시간) 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시위대를 겨냥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모든 것에 대한 모욕이다. 미국에 대한 배신이자 테러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날 메릴린 스트릭랜드(한국명 순자·워싱턴), 미셸 박 스틸(박은주·캘리포니아), 영 김(김영옥·캘리포니아), 앤디 김(뉴저지) 의원은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 확정을 위한 상·하원 합동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등원했다가 시위대의 의회 난입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리스트들의 선동된 쿠데타…실수하지 말라"
이들은 6일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시위대를 강력 비판했다.민주당 소속 스트릭랜드 의원은 "상·하원이 모두 대피했다"며 "이것은 평화적인 시위가 아니라 테러리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나는 오늘 자유롭고 공정한 대선 결과를 인증하기 위해 의회에 왔지만, 남부 연합기를 든 테러리스트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선동된 쿠데타를 시도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적 절차를 훼손한 직접적 결과이자 부끄럽고도 완전히 난폭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위대를 향해 "우리는 폭력 사태가 국민의 목소리를 잠재우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을 선출한 미국인들의 투표 결과를 승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재선인 앤디 김 의원은 "오늘은 민주주의와 우리나라에 어두운 날"이라며 "의회는 미국의 신성한 땅으로, (폭력 시위대에) 포위돼선 안 되는 곳이다. 의회와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에 가슴이 아프다"고 썼다.
앤디 김 의원은 "우리가 본 것은 이 나라를 위대하게 만든 모든 것에 대한 모욕"이라며 "대선 결과를 인증하고 헌법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소속인 스틸 의원과 영 김 의원 역시 이번 사태는 '아메리칸 드림'을 가능케 했던 미국의 모습이 아니라며 날을 세웠다.
스틸 의원은 "무법과 폭력은 결코 용납될 수 없고, 이번 폭력에 연루된 사람들은 즉시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헌법은 언론의 자유와 평화로운 집회를 보호하지만 이번 사태는 그렇지 않다. 이것은 애국심이 아니라 미국의 이상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일갈했다.
영 김 의원도 "평화적 시위는 수정헌법 제1조의 권리이자 우리 민주주의의 기본이지만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 의회에서 벌어진 혼란과 폭력은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 가족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미국에 왔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목격한 것은 미국의 모습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폭력을 규탄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분열이 아니라 통합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