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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장된 美의회…바이든 "시위 아닌 반란, 즉각 멈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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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당선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 "시위가 아닌 반란"이라면서 "폭동에 가까운 이 사태를 당장 끝내야 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델러웨어주 월밍턴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 시간 현재 우리의 민주주의가 현대사에서 본 적이 없는 전례없는 공격을 당하고 있다"며 "우리가 거의 본 적이 없는 법치에 대한 공격"이라고 했다.

이어 "선출직 관료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시위가 아니라 반란 사태"라며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오랫동안 민주주의의 등불과 희망이었던 우리나라가 이런 어두운 순간에 다다른 것에 충격을 받았고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제사회는 미국 의회의 이같은 모습에 우려를 나타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 의회에서 수치스러운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면서 "미국은 전 세계의 민주주의를 상징하고 있으며 이제 평화롭고 질서 있는 정권교체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 외에도 쥐스탱 트뤼 캐나다 총리,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 등도 각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 사태는 폭동에 매우 가깝다. 당장 끝내야 한다"며 "연출된 혼돈의 장면은 진정한 미국의 모습이 아니다. 폭도들이 뒤로 물러나 민주주의 작업이 진행되도록 허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좋은 대통령이든 나쁜 대통령이든 간에 대통령의 말은 중요하다. 좋을 때는 대통령의 말이 격려가 되고, 나쁠 때는 선동이 된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기도 했다. 시위대를 두고선 "불법행위에 몰두하는 소수의 극단주의자들"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가 의회로 행진하기 직전 백악관 앞에서 시위 연설을 통해 "대선불복을 포기하기 않을 것"이라며 "절대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내용으로 연설하자 시위대가 의회로 행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전국 TV 방송에 나가 선서를 지키고 헌법을 수호할 것을 촉구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포위를 끝낼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수천명은 이날 상·하원이 의회에서 합동회의를 열어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확정하는 오후 1시에 맞춰 의회 부근으로 몰려들었고, 수백명의 지지자들은 이후 의회 안으로 진입했다.

이 결과 상·하원 합동회의는 개시한 지 1시간 정도만에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상·하원의 합동회의를 통한 선거인단 개표결과 인증은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을 위해 남겨둔 마지막 법적 관문이었는데, 시위대 난입에 따른 회의 취소로 바이든 당선인의 최종 승리 확정도 지연됐다.

현장도 아수라장이 됐다. 상원 회의를 주재하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하원 회의를 이끌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주요 인사들도 급거 대피했다. 시위 도중 미 의회에서 여성 1명이 가슴에 총을 맞아 중태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또한 경찰 여럿이 부상을 입었고 최소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타격을 받은 소상공인을 위한 재정 지원과 경제 회복 구상을 밝히는 연설을 할 예정이었다"면서도 "의사당 난입 사태가 벌어지자 연설을 연기하고 내용을 바꿨다"고 밝혔다.

한편 시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선거 불복 입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평화롭게 집에 가라"며 "의사당에 있는 모두가 평화를 유지하기를 요청한다. 폭력은 안된다! 우리는 '법집행'의 당"이라고 시위대에게 당부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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