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승우(62·조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사진)가 문학사상이 주관하는 제44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4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지난해 월간 ‘문학과사회’ 봄호에 발표한 단편 ‘마음의 부력’이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짤막한 가족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어머니와 아들을 중심으로 삶에서 느낄 수 있는 부채 의식과 죄책감을 해소해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심사에 참여한 권영민 문학사상 주간은 “아들과 어머니 사이의 부채 의식과 죄책감이라는 다소 무겁고 관념적인 주제를 사회윤리적 차원의 여러 현실 문제와 관련지어 소설로 결합해내는 데 성공했다”고 평했다.
195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이 작가는 1981년 ‘한국문학’ 신인상 공모에 중편소설 ‘아웃사이더’가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인간 심리 저변의 죄의식과 그로 인한 불안을 세밀하게 추적하는 등 주로 기독교적 구원 문제를 시대의 고뇌와 연결시킨 작품을 써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서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을 받았다. 이 작가는 “기억하지 않으려고 글을 쓰는데, 글을 쓰려면 기억해야 하는 마술에 걸린 것 같아 글쓰기를 멈출 수 없다”며 “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터키 소설가 오르한 파무크의 말처럼 타성에 젖거나 반복되는 일에 지치지 않고 ‘사무원처럼’ 내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상문학상의 불공정 계약 관행에 대한 작가들의 고발과 수상 거부 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문학사상은 《이상문학상 작품집》 출간을 위해 작품을 재수록하는 과정에서 작가의 출판권과 저작권 침해가 없도록 한다는 내부 시행규정을 마련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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