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업체가 내놓는 제품의 공통 키워드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노트북용 OLED 패널 제품군을 소개한다. LCD가 중심인 노트북용 패널 시장이 OLED로 변화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LG디스플레이는 화면이 휘어지고, 소리도 나는 게이밍 OLED 디스플레이로 승부를 건다. 게임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TV용 48인치 패널로 소형 TV와 게이밍 모니터 시장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노트북도 OLED 시대
삼성디스플레이는 3일 올해 노트북용 OLED 패널을 10종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세계에서 노트북용 OLED 패널을 생산하는 회사는 삼성디스플레이뿐이다. 이 회사는 2019년 UHD, 지난해 FHD, QHD 해상도의 노트북용 OLED 제품을 선보였다. 하지만 전체 노트북 패널에서 OLED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지난해 노트북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제품이 차지한 비중은 1% 미만이었다.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를 기점으로 노트북용 OLED 패널 시장의 급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노트북을 새로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도 기회다. 특히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고가 노트북 수요 증가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게이밍 노트북은 OLED 패널과 궁합이 잘 맞는다. LCD 제품보다 생생한 색을 재현할 수 있고 응답속도도 10배 이상 빠르다. 디자인 면에서도 OLED 패널이 유리하다. 백라이트(후면광판)가 필요없기 때문에 제품의 두께를 쉽게 줄일 수 있고 다양한 디자인으로 구현하기 쉽다.
김성철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지난해 말 13.3인치 FHD 제품을 처음 선보였고 2월부터는 같은 해상도의 15.6인치 모델 생산도 시작한다”며 “올해 노트북용 OLED 패널 판매량을 지난해의 5배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신제품은 CES에 참가하는 노트북 업체의 가상 전시관에서 볼 수 있다. 레노버와 에이수스, 델, HP 등이 OLED 노트북을 준비 중이다.
게이밍 디스플레이의 진화
LG디스플레이는 CES 2021에 참가해 스피커 역할을 겸하는 OLED 디스플레이인 CSO(Cinematic Sound OLED) 개량 제품을 선보인다. 올해 내놓을 제품의 특징은 ‘벤더블(휘는)’이다. 화면을 최대 1000R(1R은 반경 1㎜ 원의 휘어진 정도)까지 자유롭게 구부렸다가 펼 수 있다. 종이처럼 얇은 OLED 패널의 장점을 활용해 벤더블 제품을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패널이 진동해 화면이 직접 소리를 내는 CSO 기술이 함께 적용됐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제품보다 한 단계 진화한 초박형 필름 CSO 기술을 활용했다”며 “패널을 진동시켜 소리를 내는 부품인 익사이터의 두께를 9㎜에서 0.6㎜로 줄여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LG디스플레이가 공개할 제품은 48인치 패널이다.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게이밍 TV 시장을 겨냥했다. TV를 볼 때는 화면을 펴고, 게임을 할 때는 구부릴 수 있다. 게임용으로 별도의 ‘커브드’ 모니터를 살 필요가 없다. 오창호 LG디스플레이 TV사업부장(부사장)은 “화면이 휘는 CSO는 게임에 특화한 디스플레이”라며 “화면 속 등장인물이 직접 말하는 것 같은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OLED는 유기화합물이 전기에너지를 받아 스스로 빛을 발산하는 현상을 응용한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LCD와 달리 빛을 내는 부품인 백라이트가 없다. 화소 하나 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 자연스러운 색을 구현한다. 시야각과 명암비가 우수한 것도 OLED 제품의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서 시작한 OLED 디스플레이 열풍이 화면이 큰 기기로 확산하고 있다”며 “모니터 겸용 TV나 노트북 분야에서도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