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전용 84㎡ 아파트의 시세가 16억원까지 올랐다. 지하철 7호선 보라매역~신풍역을 따라 5000가구에 달하는 신축 아파트가 속속 입주를 끝내면서 도심 속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신길뉴타운 시세는 래미안에스티움, 신길파크자이, 힐스테이트클래시안 등 준공 3년 이하의 신축 아파트들이 이끌고 있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신길동 래미안에스티움(2017년 입주, 1722가구) 전용 84㎡는 지난달 5일 15억5000만원에 계약되는 등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실거래 가격 기준으로 지난해 1월(13억5000만원) 대비 2억원 올랐고 현재 호가는 16억원에 달한다. 지하철 7호선 신풍역과 보라매역 사이에 있어 이 지역에서 입지 1, 2위를 다투는 대단지 아파트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신길파크자이(641가구)가 그 뒤를 쫓고 있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8일 15억500만원에 계약되는 등 시세가 급등하고 있다. 신길동 K공인 관계자는 “신길파크자이는 매물이 한 건밖에 없는데 집주인이 전용 84㎡ 호가를 16억원으로 올리고 한 푼도 깎아주지 않겠다고 한다”며 “가격 상승 기대로 매물이 통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작년 10월 집들이를 한 힐스테이트클래시안(1476가구) 전용 84㎡(입주권)도 지난해 10월 14억5000만원에 거래된 뒤 호가가 16억원대로 올랐다. 지난해 2월 입주를 마친 신길센트럴자이(1008가구) 전용 84㎡ 역시 10월 14억8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매물 호가는 16억원에 달한다. 신길동 L공인 관계자는 “지난달에 15억원대 매물 두 건이 거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집주인 대부분이 실거주하고 있어 거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길뉴타운에 추가로 신축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가격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신길뉴타운에는 현재 6개 단지가 입주를 마쳤고 1개 단지(신길파크자이)는 입주가 진행 중이다. 2015년 말 준공한 신길뉴타운 11구역 래미안프레비뉴(949가구)를 시작으로 래미안에스티움, 신길센트럴아이파크(612가구, 2019년 입주) 등이 차례대로 들어섰다.
신길뉴타운은 2022년 서울 경전철 신림선이 개통되면 5호선 여의도와 2호선 신림역으로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된다. 이어 2024년 신안산선이 완공되면 신풍역을 통해 1호선 영등포역과 5호선 여의도역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신길뉴타운 중 남은 정비사업지역은 신길10구역 재건축(남서울아파트, 818가구)과 13구역 재건축(신미아파트, 130가구) 등이 있다. 신길 10구역은 래미안에스티움과 신길파크자이 사이에 있어 기반 시설을 함께 누릴 수 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신길뉴타운에서는 새 교통망에 인접한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