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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계 몰린 자영업, '언 발 오줌누기'식으론 못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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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등 580만 명에게 총 9조3000억원의 3차 재난지원금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는 노래방 유흥주점 등 집합금지 업종에 300만원, 식당 카페 PC방 등 집합제한 업종에 200만원, 그 외 편의점 등 일반 업종에는 100만원씩을 내달 11일부터 현금으로 지원한다. 코로나 방역지침에 따라 아예 문을 닫았거나, 열더라도 손님을 제한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소상공인들에게 피해액의 일부를 직접 보상한다는 것이다.

현금 지원이 벼랑 끝 자영업자에겐 ‘가뭄의 단비’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일회성 지원으로 위기의 자영업을 구하는 데는 당연히 한계가 있다. 자영업은 업종별로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오래전부터 공급과잉으로 구조적 불황을 겪어왔다. 지난 3년간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은 휘청거리는 자영업을 더욱 나락으로 몰아넣었다. 그렇지 않아도 빈사상태인데 1년 내내 이어진 코로나 사태는 치명타에 가깝다. 연말 성탄절 대목이던 지난주 전국 소상공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6%로 반토막 났고, 도심 상권마저 점포 공실률이 30%에 육박한다.

이런 상황에 4차, 5차 재난지원금을 준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 보다 세밀하고 지속가능한 근본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우선 단기적으론 정밀·유연한 방역대책이 긴요하다. 단계별 거리두기의 효과를 철저히 분석·보완해야 한다. 업종·지역·시간대별 획일적 영업제한이 적절한지, 이로 인해 불필요하게 피해를 보는 사례가 없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영업 대책의 초점을 규제혁파를 통한 고용 확대로 틀어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의 자영업 지원은 개별 사업자 보호에 머물렀을 뿐, 근본적인 해법이 되지 못했다. 골목상권을 지켜준다며 대형마트를 틀어막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근시안적 대책은 자영업에 실질적 도움이 못 될뿐더러 유통·서비스업 성장만 가로막았다. 코로나 확산을 계기로 배달서비스가 폭발적으로 늘었듯이 소비·유통시장의 큰 변화가 시작된 만큼 대책도 바뀌어야 한다. 규제 철폐로 서비스 플랫폼 경쟁을 활성화하고, 파견업을 허용해 일자리 창출 경로를 활짝 열고, 유통·서비스업을 대형화해 고용 충격을 흡수토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코로나 위기는 자영업의 구조적 전환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경쟁력 없는 자영업의 ‘질서 있는 퇴장’이 오히려 자영업 전체의 자생력을 키우고, 유통·서비스업의 대형화는 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런 구조조정이 당장은 고통스럽겠지만 궁극적으론 자영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이 될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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