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탄생 250주년의 해를 기념행사나 콘서트도 제대로 못 한 채 넘기게 된 상황이 아쉽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멸의 베토벤’이라는 표현은 여전히 유효하다. 며칠 전 독일 대통령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는 베토벤 기념행사가 내년 9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올해 지원되지 못한 예산을 계속 인정하겠다는 취지일 것이다. 9월이라 함은 코로나 상황이 계속되더라도 늦여름까지 가능한 야외 공연만큼은 최대한 돕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혹시 상황이 더 나빠져서 이런 시도조차 물거품이 된다면? 그래도 ‘불멸의 베토벤’은 살아남으리라고 믿는다. 게다가 6년 후 2027년이면 서거 200주년이다. 올해 못한 몫까지 더 크게, 더 의미 있게 할 기회가 남았다.
교향곡 5번(1808)의 4악장을 큰 음량으로 듣는다. 답답했던 가슴이 뚫리고 움츠러들었던 용기가 솟아난다. 그렇다! 역시 베토벤은 역전 만루홈런도 가능한 불멸의 존재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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