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41만원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남한의 27분의 1 수준이다. 소득 규모도 작지만 2017년 이후 2년 연속 감소해 소득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남북 소득 차이 20년새 15배 → 27배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 북한의 주요통계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1인당 GNI는 140만8000원으로, 전년(142만8000원)보다 감소했다. 북한의 1인당 GNI는 2017년 146만400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다.GNI는 한나라의 국민이 국내외 생산 활동에 참가하거나 생산에 필요한 자산을 제공한 대가로 받은 소득의 합계로서, 국민들의 평균적인 생활 수준을 알려주는 지표다. 한국의 경우 2017년 선진국 진입 기준으로 여겨지는 '1인당 GNI 3만달러' 국가에 진입했다.
남북의 GNI를 비교하면, 북한의 열악한 상황이 더 잘 드러난다. 1999년만 해도 남한의 1인당 GNI는 1255만원, 북한은 83만원으로 15배 차이가 났다. 하지만 2009년엔 21배로 벌여졌고 작년엔 27배까지 확대됐다. 작년 북한의 GNI 총액은 35조6000억원으로, 남한(1936조원)의 5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작년 북한의 경제성장률(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0.4%로 추정됐다. 2017년(-3.5%), 2018년(-4.1%) 두 해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 3년 만에 상승으로 전환했다. 관광지구 개발에 따른 건설업의 성장, 무역 개선 등이 영향을 줬다.
북한도 2038년부터 인구 감소
북한도 저출산 고령화 흐름의 예외가 아니었다. 통계청은 "작년 북한 인구는 2525만명이고 2038년부터 인구 감소가 시작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남한의 인구 감소 시점(2029년)보다는 늦지만 북한도 출산율 감소 문제가 심각하다는 얘기다. 북한의 합계출산율은 1995~2000년 2.01명이었으나 2005~2010년 1.95명, 2015~2020년 1.91명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8.8%에서 작년 9.9%로 늘었다. 보통 65세 인구 비중이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로 분류된다. 한국은 이 비중이 작년 14.9%에 이른다. 고령화 사회보다 심각한 '고령사회(65세 비중 14%)'에 이미 진입했다.
남북이 모두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시달리면서, 남북한 총인구는 2033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남북이 통일돼도 저출산 고령화 문제 해결은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하면 2017년 북한의 인구 1인당 1일 단백질 공급량은 52.3g, 지방질 38.1g으로 한국(112.5g, 104.1g)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북한의 인구 1만명당 대학생 수는 202명으로 한국의 3분의 1수준이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