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가 들어선 2017년 이후 3년 만에 서울에서 6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경제신문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2017~2020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를 전수 조사한 결과다.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서울에서 손바뀜한 아파트 7만4287건 중 6억원 이하 거래는 2만9626건으로 39.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6억원은 한국주택금융공사 장기 고정금리·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LTV 70%·3억원 한도)을 받을 수 있는 한도다. 통상 중저가 아파트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서울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2017년 64.5% △2018년 60.9% △2019년 43.8%에 이어 올해까지 빠른 속도로 감소해왔다. 3년 전 6억원 이하에 거래된 아파트가 10집 중 6.4집이었다면, 올해는 3.9집으로 절반가량으로 줄어든 셈이다.
현장에선 6억원 이하 매물이 갈수록 귀해지고 있다. 6~7월 무주택자 및 젊은 층의 ‘패닉바잉(공황 구매)’이 이어지면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6억원을 넘어가기 시작했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59㎡는 올해 초만 해도 4억원 중반에 시세가 형성됐으나, 최근 거래가는 6억5900만원까지 올랐다.
9억원이 넘는 아파트 거래 비중은 2017년 11.1%에서 올해 21.0%로 두 배가량으로 뛰었다. 15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도 같은 기간 4.0%에서 9.0%로 늘었다. 지난해 ‘12·16 대책’으로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대출이 전면 금지되는 등 규제가 강화했는데도 거래가 오히려 늘어났다. 서울 종로구 경희궁자이 전용 59㎡는 10월 15억4000만원에 손바뀜해 ‘대출 금지선’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집값 오름세와 더불어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입주 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중저가 아파트의 희소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매수로 돌아선 세입자들이 주로 중저가 아파트 수요층으로 유입되면서 입주 가능한 6억원 이하 아파트가 갈수록 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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