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4일 5.28% 오른 7만78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 7월 28일(5.39%)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이날 삼성전자가 견인한 코스피지수는 1.70% 오른 2806.86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첫 2800대 고지에 올라섰다. 연말 배당 시즌을 맞아 내년초 특별배당 기대가 높은 삼성전자로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 시총 합계는 524조355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1월 13일 400조원을 돌파한 지 40일만이다. 2017년 1월 11일 300조원을 돌파한 뒤 400조원대가 되기까지 3년 10개월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순식간이다.
이날 상승세는 기관이 이끌었다. 장중 삼성전자를 288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145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거래량 대비 비중은 7.7%대에 불과해 관망하는 태도였다. 이날 개인은 적극 차익실현에 나서며 3067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로 매수가 집중되면서 이날 시장에서는 '다른 종목을 다 잡아먹는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를 제외하고 코스피지수(1.70%)보다 더 오른 종목은 8개 종목에 불과했다.
삼성전자 주가 급등의 주요 원인은 특별 배당에 대한 기대였다. 올해 배당락일(배당금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날)은 29일이다. 28일까지 주식을 사야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약속했던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내년초 특별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28일까지 삼성전자를 사면 주당 분기배당금(354원)에 더해 특별배당을 받을 권리가 생긴단 뜻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배당락일을 앞두고 특별배당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라며 "정확한 특별배당액은 올해 결산이 끝나야 알 수 있지만 배당수익률 2%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개인들은 이날까지 이틀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했지만 12월 전체로 보면 개인의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1조6340억원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조3967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개인들은 외국인이 11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던 지난 8일부터 22일까지 2조원 넘게 삼성전자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팔 때 산다는 개인들의 전략은 맞아 떨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10년 박스피'라는 오명을 갖고 있던 코스피지수가 2600 박스권을 뚫고 오르는데도 일등 공신이 됐다. 코스피지수가 2600선에 올랐던 지난달 23일, 코스피지수의 시가총액 합계는 1786조9920억원이었다. 24일엔 1936조8260억원까지 늘었다. 이 기간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의 시총 합계는 71조1989억원 많아졌다. 코스피 시총 증가분의 47.5%가 삼성전자 기여분이라는 얘기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