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이상 집합금지' 등 연말연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식품업계가 바빠졌다. 1~2인 홈파티족, 랜선파티족 등을 겨냥해 새로운 상품 패키지를 내놓고 2020년 막바지 프로모션에 나섰다.
외식업계는 홈파티 전용 배달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오는 31일까지 '한정판 파티팩' 판매를 하고 있다. 주류 업계도 단체 송년 모임이 사라진 만큼 '홈술족'을 잡기 위해 연말 판매 전략을 수정했다.
한정판에 굿즈까지 '연말이 대목'
12월 말은 식품 제조사에겐 비수기로 통했다. 1달 내내 이어지는 송년 모임 때문에 외식업계는 특수를 누리고, 식품제조사들은 느긋하게 내년 신제품을 준비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반대의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풀무원은 냉동 피자 베스트셀러인 '노엣지 페퍼로니 콤비네이션' 2판에 홈파티용 풍선을 더한 홈파티 세트를 내놨다. 7000세트를 온라인몰에서 한정 판매 중이다.
CJ제일제당의 밀키트 브랜드 '쿡킷'도 홈파티족을 겨냥한 '홈파티 메뉴 4종'을 이달의 신제품으로 내놨다. ‘스파이시 보일링랍스터&쉬림프’, ‘단호박크림파스타’ 등을 내놓고 고급 식기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오리온은 겨울 한정판 ‘초코파이情 해피베리쇼콜라’에 주력하고 있다. 초코파이는 매년 봄 계절 한정판 제품을 내놨으나 연말 파티족을 겨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상은 홈술족을 겨냥해 안주 간편식 '안주야'의 대대적 프로모션에 나섰다.
1인가구나 2~3인 가족이 조용한 홈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한정팩을 출시한 곳도 많다. 버거·치킨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는 내년 1월 20일까지 9900원에 인기 버거와 치킨, 사이드 메뉴를 한번에 즐기는 '맘스99팩'을 내놨다. 도미노피자도 오는 31일까지 한정판 '메리 트리플 피자' 등 홈파티 세트 메뉴를 판매한다. 카페 프랜차이즈 탐앤탐스는 연말 홈파티 온라인 기획전을 열어 홈키트 상품의 할인 판매에 나섰다.
위스키도 맥주도 "집으로 모여"
연말 송년 모임이 사라지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주류업계도 빠르게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맥주 비수기인 겨울이지만 하이네켄은 '2020 홀리데이 캠페인'을 하고 있다.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담아낸 캠페인 영상을 공개하고 하이네켄 맥주로 만들 수 있는 '비어칵테일 레시피'를 공개했다. 하이네켄과 모히토의 합성어인 '하이토', 맥주로 만든 칵테일인 '화이트 H마스', 하이네켄 맥주에 청양고추와 타바스코를 더해 강렬한 맛을 연상시키는 '레드 핫 스타'등이다.
오비맥주가 수입하는 벨기에 맥주 스텔라 아르투아는 연말 한정판 '홀리데이 기프트팩'과 '홀리데이 에디션 스노우 글로브' 등의 굿즈를 내놨다. 650년 전 벨기에 덴 호른 양조장에서 만들어진 이 맥주는 1926년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며 내놓은 맥주에 '스텔라'라는 이름을 붙이며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 오비맥주는 스텔라 아르투아 750ml병에 600년 전 디자인을 담았다.
디아지오코리아의 대표 위스키인 조니워커는 온라인 홈파티 컨셉으로 지난 14일 '랜선 조니파티'를 개최한 데 이어 12월 말까지 대형 할인매장에서 '조니워커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조니워커 블루 200주년 한정판 등으로 구성했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조니워커 위스키로 만들 수 있는 하이볼 레시피을 함께 알리는 등 연말 홈술족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GS편의점도 주류 스마트 오더 시스템인 와인25플러스를 통해 '캄파리홈텐딩키트'를 내놨다. 이탈리아 유명 리큐르(칵테일용 희석주) 캄파리를 포함한 4종의 칵테일용 주류와 홈텐딩(집에서 칵테일을 만드는 것)도구 6종으로 구성됐다.
◆케이크와 와인, 매출 급증
홈파티에 빠질 수 없는 케이크와 와인 등은 연말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와 배스킨라빈스는 지난 22일 저녁 7시30분부터 90분간 진행한 카카오쇼핑라이브에서 케이크 4만 세트, 약 11억원어치가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카카오쇼핑라이브 모방리 상품권 판매에서 판매 최대 실적이다. 시청횟수만 22만 건을 달성했다.
신세계푸드가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베이카에누보' 케이크도 11월과 12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96% 증가했다. 케이크를 올리는 접시와 포크 세트 등을 증정품으로 내놓고 홈파티족을 겨냥한 결과다.
와인업계도 매출이 20~30% 급증하면서 크리스마스 기념 와인 프로모션에 나섰다. 아영FBC는 신상품 샴페인과 베스트셀러 와인 등 6종을 50% 이상 할인된 가격인 15만원에 판매하는 '럭키박스' 100세트를 한정 판매 중이다.
하이트진로도 연말연시에 어울리는 크리스마스 스페셜 패키지 와인 6종을 출시했다.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빨간색 패키지, 소형 LED 전구를 함께 담아 홈파티족을 겨냥했다.
유태영 하이트진로 상무는 "집에서 가족들과 편하고 조용히 즐길 수 있는 와인으로 구성하고, 연말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굿즈를 함께 담았다"고 밝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