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용을 공식 승인했다. EU 산하 유럽의약품청(EMA)이 이날 전문가 위원회 회의를 통해 해당 백신의 조건부 판매 승인을 권고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이다.
이로써 화이자 백신은 EU가 승인한 첫 번째 코로나19 백신이 됐다. 이르면 27일부터 인구 4억5000만명의 EU 27개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다.
EU 27개국 화이자 백신 승인…내달 초 모더나 백신도 평가
AP, 로이터 통신 등은 이날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이날 저녁 EMA의 권고에 따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의 EU 내 조건부 판매 승인을 허용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EU 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승인 절차가 최종 마무리되면서, 각 회원국은 즉각 접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EU의 조건부 판매 승인은 코로나19와 같이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비상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절차다. 27개 회원국에서 1년간 의약품이 판매될 수 있도록 하게 되며 매년 갱신될 수 있다.
AP통신은 "백신은 이미 최소 세계 15개국에서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EMA는 당초 29일까지 해당 백신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서운 속도로 번지자 일정을 한 주 이상 앞당겼다. EMA는 다음달 6일 미국 제약사 모더나 백신에 대한 평가 회의도 개최한다.
EU 집행위는 27개 회원국이 동시에 백신 보급을 시작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EU 전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도 이 같은 계획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페인, 불가리아 등에서도 오는 27일 백신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에머 쿡 EMA 청장은 EU 27개국 시민이 모두 접종을 받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구 70%까지 접종 목표…1분기 일반 대중까지"
현재 EU 27개 회원국은 인구의 70%까지 접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신 접종은 최전선 의료 종사자와 고령자 요양원 거주자 등을 최우선 대상으로 해서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대부분 국가에서 일반 대중이 접종을 받으려면 일러도 내년 1분기 말은 돼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앞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2억회 투여분을 구매하고, 추가 1억회 구매를 선택할 수 있는 계약을 했다. 로이터 통신은 "(자체 입수한 EU 내부 자료 근거) EU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1회분에 15.50유로(약 2만원)를 지불하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현재 EMA 관리들은 영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새로운 코로나19 변종에도 해당 백신이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