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미국 중앙은행(Fed)이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내년 9월 말까지 다시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통화스와프는 비상 상황이 생겼을 때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미리 약정한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빌릴 수 있는 협정이다.
한은은 17일 "Fed와 현행 통화스와프 계약 만료 시점을 기존 내년 3월 31일에서 내년 9월 30일로 6개월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통화스와프 규모는 600억달러로 같고 다른 조건도 같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고 국내 외환시장이 대체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안정된 상황"이라면서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통화스와프 연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Fed는 앞서 올해 3월 30일 한국 호주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뉴질랜드 등 9개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은 9월 30일 만료 예정이었지만 지난 7월 연장하기로 합의하면서 계약 기간이 내년 3월 31일까지 미뤄졌다. 이번에 다시 재연장하면서 9월로 재차 늦춰졌다. Fed는 이날 한국을 비롯해 다른 8개국과도 통화스와프 계약 기간을 내년 9월로 미뤘다.
한은은 이 통화스와프 자금을 바탕으로 지난 3월 31일부터 5월 6일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통화스와프 자금 198억7200만달러를 시중에 공급했다. 통화스와프를 맺은 직후 지난 3월 19일 달러당 1285원70전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하락세로 반전했다. 현재는 1090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만기 연장 조치가 국내 외환시장,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필요할 경우 곧바로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고, 한은은 앞으로도 미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긴밀히 공조하며 금융·외환시장 안정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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