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제조업체 씨앤투스성진이 공모일정을 확정했다. 다음달 공모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다. 할인 전 적정 기업가치로는 6000억원대를 제시했다.씨앤투스성진은 금융위원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16일 밝혔다.
2003년 설립된 씨앤투스성진은 마스크와 필터를 주력으로 만든다. ‘아에르 마스크’ 제조사로 잘 알려져 있다. KF94와 같은 보건용 마스크 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마스크도 제조하고 있다. 미세 이물질을 걸러내는 멜트블로운 필터(MB필터) 원단과 고효율 집진필터에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공기청정기, 자동차 에어컨, 진공청소기 등에 들어가는 필터도 취급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마스크 수요가 늘어나며 실적이 급성장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475억원, 영업이익은 19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대비 2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플러스(+)를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161억원, 영업이익 55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343억원)보다 세 배 이상 높다.
회사는 적정 기업가치로 6602억원을 제시했다. 주당 평가가액(6만4651원)에 비교기업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인 10.19배를 곱해 나온 수치다. 주당 평가가액은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에 파생상품 손실액(현금 유출 없는 장부상 손실) 등을 더한 뒤 연환산한 금액이다. 비교기업은 크린앤사이언스·레몬·케이엠·한독크린텍 등 4개사가 선정됐다. 모두 마스크·필터 관련 회사다. 비교기업 모두 코로나19 영향으로 수혜를 입어 올해 실적이 늘어났다는 평가다.
회사는 주당 평가가액에 할인율 50.50%~59.78%를 적용해 공모가 밴드를 2만6000~3만2000원으로 확정했다. 올해 코스닥 상장사의 평가액 대비 할인율이 평균 22.83%~34.58%인 점을 고려하면 다소 높은 수치다. 적용 PER로 높아진 기업가치를 조정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비교기업들이 코로나19 수혜로 주가가 상승해 PER이 단기간에 급등했기 때문이다. 할인율을 반영한 기업가치는 2649억~3268억원 수준이다.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 비율은 약 59%로 높은 편이다.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대주주인 하춘욱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가진 지분, 우리사주조합 배정물량과 신주인수권이 있는 주관사 미래에셋대우가 보유한 물량을 제외하면 대부분 상장 직후 매도가 가능한 물량이다. 외부 투자자들이 보호예수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특히 2대주주인 패밀리오피스 ‘너브’는 공모 후 지분 13.56%에 해당하는 138만5130주가 모두 유통가능물량으로 분류됐다.
씨앤투스성진은 총 160만주를 공모한다. 이에 따라 416억~512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다음달 12~13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19~20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1월 말 코스닥 상장이 목표다. 미래에셋대우가 상장을 주관한다.
일반청약에서는 개인투자자들에게 ‘균등방식’의 배정이 처음으로 적용된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에게 배정된 물량 중 최소 절반 이상이 균등방식으로 배분된다. 나머지는 기존처럼 청약증거금에 의한 비례방식으로 물량이 배정된다. 개인투자자들에게 배정된 물량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하는 방안은 내년 1월 1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기업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씨앤투스성진은 이번 공모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20~25%를 배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공모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배정된 물량은 32만~40만주(20~25%)다. 이 중 최소 16만~20만주가 균등방식으로 배정된다. 청약에 4만명이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투자자들은 균등방식에 의해 4~5주를 똑같이 나눠갖는다. 최소 청약증거금 기준은 설정되지 않았다. 즉, 최소 신청수량이 10주이므로 10주만 신청한다면 최소 4주를 무조건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공모가가 상단(3만2000원)으로 확정되더라도 증거금 16만원만 내면 최소 4주를 받는다. 나머지 물량에 대해서는 기존처럼 비례방식이 적용된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