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한경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소연 시인(38·사진)이 알라딘 독자들이 뽑은 '2020 한국 문학의 얼굴'로 선정됐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14일까지 한 달 동안 진행한 독자투표 결과 시 부문에서는 이 시인의 '나는 천천히 죽어갈 소녀가 필요하다'(걷는사람)이, 소설 부문에서는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문학동네)가 각각 선정됐다고 16일 발표했다. 이번 투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년 동안 출간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시 부문 1위를 차지한 시집 '나는 천천히 죽어갈 소녀가 필요하다'는 폭력적 상황에 처한 여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온 이 시인의 첫 시집이다. 전체 구매자의 46.2%를 차지한 20~30대 여성들로부터 인기가 높았다. 2위는 홍지호 시인의 '사람이 기도를 울게 하는 순서'(문학동네), 3위는 허연 작가의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문학과지성사)가 차지했다.
소설 분야 1위를 차지한 '시선으로부터' 역시 전체 구매자의 61.4%가 20~30대 여성일 정도로 이들 연령대 여성들의 전폭적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남유하 작가의 '다이웰 주식회사'(사계절), 3위는 전민희 작가의 '룬의 아이들-블러디드3'(제우미디어)가 선정됐다.
알라딘에서 올 한 해 가장 많이 판매된 한국 소설은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 작품집'(문학동네)이었다. 정 작가의 '시선으로부터'와 '보건교사 안은영'(민음사)이 2위와 3위에 올랐고 이도우 작가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시공사)가 4위를 차지했다. 가장 많이 판매된 시집은 나태주 시인의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열림원)이었고, 이원하 시인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문학동네)가 2위를, 이병률 시인의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문학동네), 안희연 시인의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창비)이 각각 3위와 4위로 집계됐다.
김효선 알라딘 한국 소설·시 담당 마케팅 과장은 "2020년의 한국 문학은 여성 작가와 여성 독자들이 이끌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여성 독자들이 여성 작가들이 쓴 여성 서사 작품들을 읽고 주목한 한 해였다"며 "특히 장류진, 이원하 등 소설과 시 분야에서의 대형 여성 신인이 탄생하고 주목받은 해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