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집토끼를 돌아오게 한다며 밀어붙인 공수처 법안 통과에 대해서는 ‘잘못된 일’이란 응답이 54.2%, ‘잘된 일’이란 응답은 39.6%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징계를 밀어붙이는 것은 정치적 자살행위 밖에 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2주 연속 최저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한 정치평론가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 결과에 대해 우려를 나타났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14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여권 내부에서 여론악화를 우려해서 해임을 포기하고 정직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해임이나 정직이나 민심에 기름을 끼얹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라며 "자신들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믿는다면 비겁하게 정직시킬 것이 아니라, 차라리 윤석열을 해임하고 국민의 평가를 받아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를 이유로 국회 필리버스터는 중단시키면서, 윤석열 징계는 그대로 강행해서 민심을 자극한다"며 "민심은 이미 한쪽으로 완연히 기울어가고 있음이 나타난다. 민심에 맞서 싸워서 살아남은 권력이 있었던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촛불을 등에 업고 출범했던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어느덧 민심과 싸우는 세력이 되어버렸다. 역사의 아이러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실시한 12월 2주차 주중 집계(7일~11일)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0.7%포인트 내린 36.7%(매우 잘함 21.5%, 잘하는 편 15.1%)로 나타났다. 수치상으로는 취임 후 역대 최저치다.
리얼미터는 이번 조사에 일부 부처 개각, 문 대통령의 '추-윤 갈등' 입장 표명, 코로나19 대유행과 백신접종 계획, 민주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개정안 강행 처리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31.6%, 더불어민주당이 30.8%로 지지율은 전주보다 각각 0.3%포인트, 1.1%포인트 올랐다. 양당간 격차는 0.8%포인트로 오차범위 이내다. 이어 국민의당 7.5%, 열린민주당 6.1%, 정의당 4.4%순이었다.
리얼미터는 YTN 의뢰로 지난 11일 전국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공수처법 통과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최근 보수 야당의 반대 속에 범여권 주도로 공수처 법안이 통과됐다. 공수처법 통과가 잘된 일이라고 혹은 잘못 된 일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잘못된 일'이라는 반응이 전체 응답의 54.2%로 집계됐다. '잘된 일'이라는 응답은 39.6%였다.
지난해 공수처가 출범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던 것을 감안하면 여당이 해당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하려는 데 대한 비판이 큰 셈이다.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 말 공수처법과 연동형 비례제 선거법을 강행처리하는 것으로 본격화된 입법독재가 이제는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고 있다"면서 "180석 의석수를 ‘독재 면허증’ 쯤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