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들이 내년 보험료를 20% 이상 올릴 수 있다고 가입자들에게 예고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다음달부터 갱신되는 실손보험에 최고 20% 초반대 인상률을 적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보내고 있다. 보험료 인상 대상은 2009년 10월부터 팔리기 시작한 ‘표준화 실손(2세대)’과 2017년 3월 도입된 ‘신실손(3세대)’ 가입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기부담금이 10~20%인 2세대 실손은 20%대 초반, 자기부담금 10%에 도수치료 등이 특약으로 분리된 3세대는 10%대 초반의 인상률이 적용될 수 있다고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 10월 이전 1세대 구실손(자기부담금 0%) 갱신 시기는 내년 4월 이후에 돌아오기 때문에 이번 안내 대상에서는 빠졌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이 13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며 법정 인상률 상한선(25%)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로 건보 적용 대상이 넓어지면 실손보험의 보험금 지출이 줄어드는 반사이익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감소 효과는 1% 미만이었다. 보험사들은 지난해에도 두 자릿수 인상을 희망했지만 금융당국과 협의해 올해 인상률을 9%대로 제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2018년 기준으로 전체 가입자의 70% 가까이가 보험금을 한 번도 청구하지 않았다”며 “보험료가 오르면 이들 대다수 가입자의 불만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