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하나의 주거 트렌드로 인식되던 테라스 아파트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과 맞물리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로나19를 피해 출퇴근을 제외하고 집안에서 생활하는 이른바 ‘집콕’족이 늘면서 테라스 공간을 활용해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아파트에 대한 니즈가 커지는 상황이다.
집콕족의 증가로 홈쿠킹이나 홈 가드닝, 인테리어 등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여가생활 관련된 업계들의 매출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테라스 공간이 재조명 받고 있다. 아파트에 연결된 테라스는 주로 저층부에 설계되며 아랫집 지붕을 테라스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제공된다. 이에 저층부의 경우 최근 단지 내 지상주차장 삭제로 공원화된 조경을 가까이 누릴 수 있어 기존 대비 선호도가 상승한데다 테라스까지 더해지면서 단독주택의 특성까지 갖추게 됐다. 이로써 오히려 로열층보다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실제 앞서 테라스가 설계된 형태로 입주한 아파트의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돼 있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에 의하면 경기 안산시의 ‘킨텍스 원시티’(2019년 8월 입주)의 전용 84㎡T1은 올해 12억7000만원(13층)에 거래돼 분양가(5억7870만원)보다 7억원 가까이 올랐다. 이와 달리 테라스가 없는 전용 84㎡B는 11억500만원(8층)에 매매돼 분양가(5억3,200만원)보다 5억7000여 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해당 단지는 중층부에서도 테라스 공간을 누릴 수 있는 ‘스카이가든’이 세대 내 설계돼 있다.
지방에서도 테라스 세대의 인기는 높았다. 충북 청주 소재 ‘동남지구 우미린 풀하우스’(2020년 9월 입주)는 테라스가 적용된 전용 69㎡A 세대가 올해 2억8780만원(6층)에 거래돼 테라스가 없는 동일 평형의 매매가 2억6,680만원(18층)보다 더 높은 시세를 형성했다. 해당 단지는 저층부 일부 세대에 테라스를 특화설계해 공간을 입주민 입맛대로 활용할 수 있어 로열층보다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청약시장에서도 테라스 세대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르엘 대치’(2021년 9월 입주예정)는 전용 55㎡와 59㎡, 77㎡에 테라스 세대를 1가구씩 공급했으며 해당 세대들은 동일 면적에 비해 가격이 최대 1억5000만원 가까이 높은 가격에 분양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양 당시 이들 세대의 경쟁률은 각각 332대 1183대 1, 461대 1 등으로, 테라스가 없는 동일 평형의 경쟁률보다 높았다. ‘르엘 대치’는 강남권 분양 아파트 중 이례적으로 테라스형 설계가 적용된 단지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여가생활도 집안에서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과거 바비큐 파티 등의 공간으로 여겨지던 테라스의 활용도가 각광받고 있다”며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저층부는 로열층에 비해 인기가 낮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테라스공간을 갖춘 저층 세대는 수요가 많은 반면 한정돼 있어 로열층보다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GS건설이 12월 강원도 강릉시 내곡동에 분양하는 ‘강릉자이 파인베뉴’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7층, 11개 동, 전용면적 74~135㎡ 총 918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 84㎡와 94㎡의 1~5층 등 저층 세대(일부 세대 제외)의 경우 거실과 연결된 오픈발코니가 마련돼 나만의 캠핑장 등 입맛대로 조성할 수 있다.
커뮤니티도 강릉 기존 아파트에서 보기 어려웠던 시설로 채워진다. 강릉 최초로 적용되는 사우나와 입주민의 건강을 위한 피트니스센터, 스크린골프연습장 등을 비롯해 취미와 문화생활을 위한 카페테리아, 작은도서관, 맘스스테이션, 티하우스, 게스트하우스 등 기존 강릉시 아파트에서 쉽게 볼 수 없던 고급 커뮤니티시설로 조성된다.
강릉자이 파인베뉴는 비규제지역 중소도시에 공급되는 만큼 청약 접수 요건이 완만하다. 강릉시를 비롯해 강원도 거주자 중 만 19세 이상이면서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6개월이 지난 수요자라면 1순위 청약을 접수할 수 있다. 유주택자 및 세대원도 1순위 청약을 신청할 수 있으며, 재당첨과 전매 제한도 없다. 또한, 거주기간 제한이 없으므로 입주자 모집공고일 당일까지 강릉시 또는 강원도로 주소 이전을 할 경우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한경부동산 hk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