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의 신’ 마이클 조던이 골프장에 배달용 드론을 도입했다. 그늘집이 없는 복잡한 코스에서 이용객들이 빠르게 식음료를 즐길 수 있게 돕기 위해서다.
여자 테니스 스타 캐롤라인 보즈니아키(30·덴마크)는 지난 9일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더그로브23GC에서 드론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SNS에 올렸다. 영상에는 드론이 하늘을 날아 페어웨이까지 와서 골프 치는 사람들에게 식음료를 갖다주는 모습이 담겼다.
더그로브23는 조던이 지난해 세운 프라이비트 18홀 골프장이다. 개장한 뒤 그는 자신의 절친인 타이거 우즈(45), 리키 파울러(32), 필 미컬슨(50·이상 미국) 등의 골프 스타를 포함한 지인 100여 명을 회원으로 들였다.
조던이 사비를 털어 골프장을 만든 이유는 ‘쾌속 골프족(族)’인 본인의 스타일에 맞는 구장을 원했기 때문이다. 빠르게 라운드하는 조던은 라운딩 중 앞팀이 경기를 마치는 것을 기다리는 일에 짜증을 내곤 했다. 조던의 한 지인은 “조던은 농구 게임처럼 스피디하게 골프를 친다”며 “조던의 페이스에 맞춰 포섬게임을 하면 2시간40분이면 라운드를 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던이 설계자에게 주문한 우선 순위도 빠른 경기 진행이 가능한 코스였다. 설계자 보비 위드는 네 가지 ‘9홀+9홀’ 조합을 만들거나 더 짧은 3~6홀 플레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발한 두 개의 나선형 루트를 고안했다. 4·13번홀 이후 배치된 교차형 통로를 적용한 것. 예를 들어 4번홀 그린을 벗어나면 5번홀에서 플레이를 이어나갈 수도 있고 14번홀로 경로를 바꿔 반대 방향에서 라운드를 마칠 수도 있다. 앞팀이 꾸물대면 과감하게 코스를 틀 수 있어 빠른 경기 진행이 가능한 것. 그늘집 등 경기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건물들은 코스에서 과감하게 없앴다.
하지만 골퍼들의 불만은 이어졌다. 경기 도중 음식료를 즐기기 어려운 데다 주문을 해도 멀리 떨어진 클럽하우스에서 오는 배달이 늦게 도착하기 일수였기 때문이다. 조던은 드론 도입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골퍼들이 식음료 주문을 넣으면 드론이 맥주와 안주 등이 담긴 박스를 골퍼들에게 배달해준다. 미국 골프전문매채 골프위크는 “배달 드론이 그로브23의 새로운 명물이 됐다”며 “드론이 새로운 문화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