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이 내놓은 보고서 여파에 급락했던 셀트리온이 한숨을 돌렸다. 개인투자자들이 52만주를 대거 매수한 덕에 상승세로 방향을 틀어서다.
10일 오전 10시43분 현재 셀트리온은 전날보다 4500원(1.27%) 오른 35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8일 13.26% 급락 마감했다. JP모건이 셀트리온에 대해 또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여파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투자를 피해야 할 종목으로 셀트리온을 거론했다.
JP모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에서의 본업인 바이오시밀러 시장점유율 감소와 유통업자의 재고증가로 내년 이익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며 "현재 주가는 고평가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셀트리온 목표가로는 21만원을 제시했다. 지난 7일 종가인 40만3500원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날 보고서가 나가자 외국인은 셀트리온 주식 37만6794주를 팔아치웠다. 총 1404억원 어치다. 전날에도 120억원 규모 2만9938주를 매도했다.
반면 오히려 개인투자자인 개미들은 매수세로 대응했다. 지난 8일 개미들은 1589억원 어치 42만1361주를 매수했고, 다음날인 9일에도 7만8971주를 299억원에 사들였다. 이틀간 1888억원을 투입해 50만332주를 사들였다.
JP모건 보고서에 반발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 한 주주는 "9월에도 목표가 19만원으로 제시해 33만원이던 주가가 23만원까지 하락했다"며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는 셀트리온 그룹을 우리가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들이 보고서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JP모건이 셀트리온에 대해 인색한 평가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JP모건은 9월에도 셀트리온에 대해 목표가를 19만원으로 제시했다. 당시 주가의 40% 수준이었다. 해당 보고서가 나오면서 셀트리온 주가는 6% 하락했다.
일각에선 숏커버링을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숏커버링은 공매도한 종목의 주가가 계속 오를 경우,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매수해 되갚는 것을 의미한다.
셀트리온의 한 주주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치료제 개발에 이목이 집중되니, 공매도 물량을 갚기 위해 주가를 누르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점 잡은 개미들을 흔들어대며 낮은 가격에서 물량을 털고 숏커버를 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셀트리온 298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7일 셀트리온의 대차거래 계약 체결 주수는 248만주에 달했다. 전날 대비 70배가 넘는 수준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