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앞두고 10일 0시께 본인의 페이스북에 "공수처 더 이상 고민할 이유가 없다"고 올렸다. 윤 총장에 대한 중징계와 '검찰 개혁'에의 의지를 더욱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추 장관은 이날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라는 제목의 책 본문을 인용해 "검사의 직무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처지에 놓인 검사들은 '국민을 배반할 것인가, 검찰을 배반할 것인가' 라는 진퇴양난에 빠진다. (-중략-) 어쨌든 검사들에게 국민을 배신하는 대가는 크지 않으나 조직을 배신하는 대가는 크다"고 적었다.
이 책은 9일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 추 장관이 늦게까지 남아서 읽다가 포착된 서적이기도 하다. 이연주 변호사(사법연수원 30기)가 2001년부터 1년간 검사로 근무했던 경력을 담아 지난달 펴냈다. 이 변호사는 책에서 "윤 총장은 알아주는 조직론자이고, 검찰의 권력을 나누고 쪼개자고 하면 대통령도 집으로 보내실 분"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추 장관이 이 책을 읽으며 본문 가운데 "특수통 검사들은 총장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한다며 반역한 것이다"란 부분에 밑줄을 치는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12년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과 최재경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충돌을 설명한 내용이란 추정이 나온다. 이명박 정권이 '검찰 개혁'을 앞세우며 대검 중수부 폐지를 결정하자, '특수통' 검사들이 이에 반발하며 한 전 총장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자 최재경 부장의 측근이었던 윤 총장은 당시 '검란(檢亂)'의 핵심적 역할을 했다. 한 전 총장은 결국 사퇴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