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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마켓토크]LS그룹의 동박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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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12월08일(05:0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실 동박사업을 우리가 3000억원에 판 건 아닙니다. 실질적으론 동박회사가 7500억원이었던 딜입니다. 사모펀드에선 그렇게 이야길 하고 다니는 것 같던데…그 좋은 사업을 우리가 3000억원에 팔 수는 없죠.”


    LS그룹 관계자가 최근 LS오토모티브 거래에 대해 설명할 부분이 있다며 전달해온 이야기다. LS그룹은 2017년 PEF운용사 KKR에 LS오토모티브와 LS엠트론 내 동박·박막 사업부를 총 1조500억원에 매각했다.

    LS엠트론은 거래 종결 후인 8월 18일(동박 및 박막)과 같은달 24일(LS오토모티브 자동차 사업) 이를 공시(영업양도 결정)했다. 해당 공시엔 양도가액으로 3000억원과 7500억원이 각각 적시됐다. LS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서도 "사모펀드(KKR)가 매각할 때 커미션을 많이 받기 위해 통상적으로 관례상 금액을 분류하지만 3000억원에 판 회사는 절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주장에 대해 M&A 관계자들은 모두 고개를 갸우뚱 한다. 그룹 이야기 대로 총 1조원 가량의 패키지 딜이었지만 투자 구조는 엄연히 분리된 거래다. 만약 LS그룹의 주장대로 동박 사업이 7500억원, LS오토모티브 거래가 3000억원이었다면 KKR의 최초 취득가가 달라지게 된다. 추후 KKR이 1조2000억원에 SKC로 매각하는 과정에서 납부해야 할 양도세와 펀드의 수익률 문제와도 직결된다. 이번 거래로 글로벌 본사에서 크게 주목받은 한국사무소는 ‘허위 보고’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는 사안이다.

    보다 더 큰 미스테리는 LS오토모티브를 3000억원으로 내부적으로 평가해 매각했다고 주장하는 LS그룹이 불과 몇 달 후 재출자 과정에선 다시 회사를 7500억원으로 평가해 자기 돈을 투입했다는 점이다.(인수구조는 다소 복잡하다)





    KKR은 총 1조500원 규모 패키지 인수 거래에서 약 7180억원 가량을 금융기관에서 빌렸다. 이 중 특수목적회사(SPC)인 엘에스에이홀딩스는 2950억원, 그 자회사 엘에스오토모티브테크놀로지스는 2030억원 한도로 차입했다.


    이후 KKR은 1525억원을 투입해 SPC인 '엘에스에이홀딩스' 지분 60%(보통주·우선주 포함)를 인수했고, LS엠트론이 1015억원을 출자해 40%를 확보했다. 이 금액에 SPC가 빌린 차입금 2950억원을 포함 약 5590억원을 마련했다.

    이후 양 사는 SPC의 100%자회사인 엘에스오토모티브테크놀로지스(분할한 LS오토모티브 자동차사업부)에 해당 금액을 증자 형태로 투입했다. 자회사가 다시 인수금융 2000억원 가량을 일으켜 총 7500억원에 거래가 종결됐다.


    LS그룹 주장대로 거래 구조와 무관하게 해당 회사의 실질 가치가 3000억원 수준이었다면, 당시 대주단으로 참여한 KB국민은행 등 14곳의 금융회사에도 불길이 번질 수 있다.

    무엇보다 LS오토모티브의 SPC격 모회사인 엘에스에이홀딩스에 1000억원을 재출자해서 지분 40%를 확보한 LS엠트론의 의사결정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주주들 입장에선 배임문제까지 거론할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KKR이 인수한지 불과 1년여만에 동박 사업(KCFT)를 1조2000억원에 매각하면서 뒤따라온 '트라우마'일 수 있다. KKR이 당시 동박사업 인수 금액(3000억원) 중 2000억원 가량을 차입한 점을 고려하면 원금 대비 수익률은 4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다만 거래가 논의되던 2016~2017년은 전기차 사업 성장에 대한 전망이 분분한 시기였다. LG화학 내 배터리사업도 누적된 적자로 주주들에게 갖은 구박(?)을 받던 시기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매각 당시만해도 LS오토모티브 거래가 중요했고, 동박사업은 별 고민없이 후반부에 추가된 거래였다고 전해진다. 여기에 LS그룹 계열사들이 줄줄이 신용도 압박에 처했던 점을 고려하면 단호한 사업재편 의지를 보일 필요성은 충분했다. 거래 직전만 해도 LS네트웍스가 이베스트증권 매각에 나섰다 갑작스럽게 철회하면서 M&A 시장에서 신뢰를 잃었던 상황이다보니, 중도에 또 한번 거래를 뒤집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현재 가장 활발히 시장에 접촉하는 SK그룹도 수 년전만 해도 내부에서 M&A가 금기시 된 적이 있었다. 2013년 홍콩계 PEF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약 2500억원에 매각한 멜론(당시 로엔)이 카카오에 2조원 가량에 매각되면서다. SKT 내에서도 ‘비(非)통신·탈(脫)통신’이 금기어가 될 정도로 후폭풍을 겪었지만 이젠 자본시장에선 빼놓을 수 없는 플레이어가 됐다. LS그룹도 이제 동박 ‘3년상’에서 벗어나 내부 의사결정 체계를 다시 한 번 점검해 보는 건 어떨까.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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