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동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공기계 형태로 판매하는 '자급제폰'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내세운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9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서 자급제 비율은 11.3%로 집계됐다. 직전 2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10% 이상을 기록한 것이다.
SA는 올해 초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쪼그라들었음에도 연간 기준 올해 미국 내 자급제 비율이 10.7%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내 자급제폰에 대한 탄탄한 수요층이 안정적인 점유율 확보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급제 시장은 지난해 9.9%를 기록하면서 2016년 이후 첫 10% 수성에 실패한 바 있다.
미국 자급제 시장에서 주목받는 건 가성비를 갖춘 브랜드다. 이 기간 모토로라와 BLU는 각각 약 80만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기준 1위(21.7%)와 2위(21.4%)를 기록했다. 국내에선 생소한 BLU는 미국 현지에선 판매량 6위 안팎을 차지하는 제조사다.
올 3분기 2017년 2분기 이후 13분기 만에 미국 전체 스마트폰 시장서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자급제폰 시장에선 3위로 주저 앉았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미국 이통사향폰 시장에서 1040만대를 판매했지만, 자급제폰 판매대수는 70만대에 그쳤다.
애플도 '안방'서 부진했다. 애플은 2위를 차지한 이통사향폰 시장과 달리 자급제 시장에선 약 30만대의 실적을 올리며 4위에 머물렀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 3위인 LG전자는 애플과 동일한 규모인 약 30만대를 판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이같은 현상이 자급제 시장에선 미국 소비자는 가성비를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모토로라와 BLU는 중저가폰 대표 브랜드다. 최근 'K시리즈'와 스타일러스 펜을 장착한 '스타일로' 시리즈 등 가성비를 강조하는 LG전자도 선전했다는 설명이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