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올해 식량 수입이 작년보다 3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창장 홍수 등의 여파로 자국 생산 식량이 수입산보다 현저히 비싸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제매체 차이신은 9일 관세청 자료를 인용해 올들어 11월까지 누적 양식(粮食) 수입이 9971만8000t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6%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선 곡류와 콩류, 감자와 고구마 등 구근류를 양식으로 통칭한다.
식량 수입 급증은 3대 곡물로 꼽히는 쌀과 밀, 옥수수의 국내 생산가와 수입가 차이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1t당 쌀은 중국산이 16위안, 밀은 333위안, 옥수수는 609위안(약 10만1000원)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돼지 사료로도 쓰이는 옥수수는 최근 중국 내 돼지 사육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더 확대되고 있다. 10월 기준 중국 돼지고기 사육두수는 3억8700만마리로 전년 동월 대비 27% 증가했다. 미국 농무부는 중국 기업들이 올들어 체결한 미국산 옥수수 수입 계약 규모가 1100만t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가통계국이 내놓은 소비자물가(CPI) 자료를 보면 올해 11월까지 양식 가격은 작년보다 1.2% 상승했다. 11월 전체 CPI는 전년 동월 대비 0.5% 하락했지만 양식은 1.4% 뛰었다.
중국은 3대 식량인 쌀·밀·옥수수에 수입 쿼터제를 실시하고 있다. 쿼터 물량을 넘어선 수입분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다. 옥수수는 연 720만t까지 관세율이 1%이지만 이를 넘으면 65%의 세율이 적용된다. 그럼에도 옥수수 수입은 10월까지 728만t으로 쿼터를 넘겼으며 전년 대비로는 97.3% 급증했다.
중국의 작년 옥수수 생산량은 2억6100만t, 소비량은 2억7700만t으로 1500만t 정도가 부족했다. 재고분을 활용한 것 외에 477만t을 수입해 수요를 충당했다. 정부가 올해 쿼터를 늘릴 것이란 기대가 있었으나 아직 공식 논의된 바는 없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