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이 젊은 일본 기업일수록 실적과 주가가 높다는 조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해외 기관투자가들도 경영진을 젊은 층으로 교체하는 기업에 자금을 몰아주고 있다.
투자자문회사 닛세이애셋매니지먼트는 도쿄증시 1부 상장기업 가운데 임원의 평균연령이 가장 낮은 20% 기업과 가장 높은 20% 기업의 2015~2020년 11월말까지 주가수익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경영진이 젊은 기업의 연평균 주가수익률이 7.4% 더 높았다. 요시노 다카아키 투자공학개발센터장은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젊은 경영진일수록 성과주의를 중시해 종업원들의 의욕도 높았다"고 분석했다.
올들어 주가가 급등한 상장사 가운데서도 경영진의 평균 연령이 45세 이하인 젊은 기업이 단연 눈에 띈다. 컨설팅회사인 베이칼렌트와 통신판매 지원회사인 테모나의 주가는 연초보다 2.8배, 2.4배씩 뛰었다. 온라인광고 회사 오케스트라의 주가는 올들어 2배 뛰었고, 부동산 중개회사 굿컴도 54% 올랐다. 스마트폰 게임 개발회사인 마이넷의 주가도 24% 올라 올해 닛케이225지수 상승률(12%)보다 2배 높았다.
사장의 연령이 낮을수록 매출과 이익이 늘어날 확률이 높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도쿄상공리서치가 지난해 사장 연령별 업종상황을 분석한 결과 사장의 나이가 30대 이하인 기업의 49%가 이익이 늘어났다. 70대 이상 사장이 경영하는 기업 가운데 이익이 늘어난 기업은 42%였다. 매출을 늘린 기업의 비율도 사장 연령이 30대 이하인 기업은 약 60%인 반면 70대 이상인 기업은 40% 수준이었다.
젊은 기업일수록 성과가 좋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자금도 경영진을 젊은 층으로 교체하는 기업에 몰리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헤지펀드 히비키패스어드바이저는 전자부품 도금 약품 세계 1위 일본고순도화학과 대형선박용 발전엔진 기업 다이하쓰디젤에 새로 투자했다. 일본고순도화학은 지난 6월 70~80대 임원으로 채워져 있던 경영진에 48세의 고지마 도모다카 경영기획부장을 임원으로 발탁했다. 다이하쓰디젤에는 54세인 홋타 요시노부 사장이 취임해 경영진의 연령을 10세 이상 낮췄다.
시미즈 유야 히비키패스어드바이저스 사장은 "새로운 마인드를 가진 경영자가 키를 잡으면 기술력과 투자자본이익률(ROIC)이 높은데도 주가는 저평가된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