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은 신선함이 생명이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쉽지 않은 데다 잘못 먹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횟감도 조리용도 수산물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사야 한다는 게 통념이었다.
그런 고민을 대신해주는, 그래서 안심하고 수산물을 사 먹게 해주는 업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도 싼 가격에. 수산물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의 맏형 격인 얌테이블의 출발은 거기서 시작됐다. 얌테이블은 2017년 설립된 수산물 온라인 유통 벤처기업이다. 모바일 앱과 자체 온라인 쇼핑몰, 쓱닷컴 등에서 주문받아 생선 등 제철 수산물과 횟감, 수산물 가공식품을 산지에서 바로 소비자에게 배달해준다. 소비자가 오후 5시 전 주문하면 다음날 받을 수 있다.
반응은 뜨겁다. 첫해 57억원이던 매출이 2년 만에 321억원으로 여섯 배 규모로 늘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57% 늘어난 504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3년 만에 아홉 배 가까운 성장이다. 이런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고 GS홈쇼핑과 산업은행, 벤처캐피털 등이 지금까지 175억원을 투자했다.
산지에서 수산물 받아 택배 포장까지
얌테이블의 수산물은 시세보다 20~30%가량 저렴한 것으로 유명하다. 소비자에게 배달하기까지 걸리는 두세 개의 중간 유통단계를 없앴다. 경남 거제와 통영, 포항 등의 얌테이블 물류센터에서 배에서 받아온 수산물을 선별하고 세척, 손질한 뒤 택배로 포장해 내보낸다.얌테이블 설립자인 주상현 대표는 통영 토박이다. 대대로 수산업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얌테이블 설립 전엔 수산물 도매업을 했다. 주 대표가 온라인몰을 처음 개설한 건 2010년. “온라인 붐이 일었는데 수산물을 파는 온라인몰은 없더라고요. ‘한산도수산’이란 이름으로 온라인몰을 처음 열었죠.”
인터넷에 대해 아는 게 없었지만 수소문 끝에 매주 서울에 가 온라인몰 운영법을 차근차근 배웠다. 홈페이지를 만들자 하루에 주문이 100~200건씩 들어왔다. 오프라인 사업을 접은 뒤 온라인 사업에 올인했고, 2017년 식품 e커머스 스타트업과 합병해 얌테이블로 새롭게 출발했다.
“코로나19로 소비자 급증”
주 대표는 친척과 지인 등 주변 어민들로부터 물량을 받는다. 이들이 배를 타고 나갔다 돌아오면 곧장 수산물을 넘겨받는다. “카카오톡에 문어방, 선어(고등어 갈치 등)방, 오징어방 등 수산물별로 단체 채팅방이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소통해 물량을 맞추죠.” 얌테이블은 전국 산지로 공급처를 넓히고 있다.주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신규 가입자 증가율이 이전의 두세 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얌테이블은 여세를 몰아 오프라인 매장도 열었다. 지난 6월 서울 세곡동에 체험형 매장을 마련했다. 콘셉트는 ‘수산물 편의점’. 통영 생굴 등 제철 수산물부터 회와 초밥, 나가사키 짬뽕 등 집에서 조리할 수 있는 수산물 밀키트까지 온갖 수산물 관련 상품을 판매한다. 주 대표는 “매출이 목표한 것보다 50%나 많다”며 “40~60대 중년층도 많이 방문한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