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도는 산업화를 기점으로 그 이전보다 1.1도 상승했다. 지난 10만 년간 지구 온도의 변화폭이 2도를 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우려스러운 현상이다. 기후학자들은 현재 추세가 지속되면 2031년 1.5도, 2100년 5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2도 상승을 인류 존속의 마지노선으로 경고하고 있다.
2021년 파리기후협약 본격 시행을 앞두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제 사회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중이다. 파리기후협약의 목표는 2050년까지 1.5~2도로 지구 온도 상승을 제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탄소 배출량을 현재 수준 대비 2030년 50%, 2050년 100% 감축해 완전한 ‘탄소 제로(0)’를 달성해야 한다. 탄소 배출 분야별로 총배출량(약 40Gt)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발전(30%), 운송(18%), 산업(18%), 건물(5%) 순이다. 각 분야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전기 사용을 늘리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10년간 경제성을 갖춘 탄소 감축 기술을 중심으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발전 분야에서는 늘어나는 전기 수요를 재생에너지원으로 감당할 전망이다. 총발전량에서 태양광과 풍력 비중은 2019년 9%까지 상승했다. 태양광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발전 효율성과 전력 저장이 중요하다. 전력 효율을 극대화해주는 태양광 인버터 시장에서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솔라에지(Solaredge)를 주목할 만하다. 인버터와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 모니터링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하는 인페이스(Enphase) 역시 고성장이 기대된다. 풍력 발전에서는 해상풍력이 향후 성장의 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육상풍력 터빈 글로벌 1위 기업인 덴마크의 베스타스(Vestas)가 해상풍력으로도 시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운송 분야에서는 전기차 시대가 개막됐다. 현재 자동차 판매량 중 2.5%에 불과한 전기차 비중이 늘면 배터리 사용과 폐기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벨기에의 우미코어(Umicore)는 폐배터리를 수거해 재사용하는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
제조, 건설 등을 아우르는 산업 분야에서는 섭씨 1000도 이상의 고온이 필요한 공정에서 전기가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에너지 관리와 공정 자동화를 통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주는 프랑스의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이 대표 기업이다.
상업용·주거용 건물에서는 에너지 소비량의 절반가량이 난방과 온수 공급에 쓰이는데, 현재 천연가스를 대체할 에너지원은 없다. 그래서 공기, 지면, 물에 저장된 태양에너지를 기반으로 냉매를 활용해 고온의 공기를 저온으로, 저온의 공기를 고온으로 전달하는 기기인 히트펌프가 주목받고 있다. 히트펌프는 유럽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는데 대표 기업으로는 스웨덴의 글로벌 난방 기술 업체인 니베 인더스트리에르(NIBE Industrier)가 있다.
바야흐로 신에너지 경제의 서막이 오르고 있다. 탄소 제로를 향한 여정에 동행하고 싶다면 그 서막을 여는 주역들에 주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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