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사진)이 “‘(출마를) 깊이 고민하겠다’고 한 게 와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1일 서울 자양동 사무실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선거 등판론’과 관련, “사석에서 많은 분들로부터 서울시장 선거에 다시 나가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는데, 칼로 무 자르듯 거절하는 것은 너무 냉정하지 않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당 안팎에서 거론돼온 출마설에 확실히 선을 그은 것이다.
오 전 시장은 그러면서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국가 경영을 위한 준비를 해왔는데, 이 모든 것을 한순간에 포기하고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는 건 정치인의 도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저처럼 준비된 대선 후보 서너 명이 경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며 시너지를 내야 정권을 탈환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선은 서울시장 선거와 비교하면 100배 더 중요하다”며 “표현은 조심스럽지만 설사 서울시장을 뺏기더라도 대선(승리)을 가져오면 된다”고 자신했다.
오 전 시장은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미·중 간 패권 경쟁, 저출산 고령사회,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시대적 과제에 관한 혜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서울시장에 대해서도 “서울시민은 가장 심각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시장으로)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부동산시장 과열을 해소하려면 장기적인 안목에서 시장의 논리를 충실히 반영하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재개발·재건축으로 저소득층이 시 외곽으로 쫓겨나는 부작용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정치적 판단을 내리고 400여 개 뉴타운 프로젝트를 거의 모두 없앴다”며 “이로 인해 서울에 20만여 신규 주택이 공급될 수 있는 길이 사라졌고 이게 현재 부동산시장 ‘대참사’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정치적으로 문제를 풀려다 현재와 같은 주택 공급란을 초래했다는 의미다.
‘영끌 대출(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아파트를 사고 있는 현 세태에 대해서도 “인구구조 변화 등을 고려하면 향후 10년, 20년 후엔 강남을 제외한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은 하향 안정화될 수밖에 없다”며 “다음 정권에선 급락하는 부동산 관리가 더 큰 숙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인터뷰 전문은 12월 7일 발간 한경비즈니스 13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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