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이자와 모더나 등 주요 제약사들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이르면 다음주부터 각국에 공급될 전망이다.
3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이날 자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후보물질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 사용승인을 요청한다고 발표했다.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는 “다음달 17일 백신 검토 관련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모더나는 이날 자사 백신이 임상 3상 분석 결과 94%가 넘는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재차 보였다고도 밝혔다. 임상에 참여한 3만명 중 코로나19에 걸린 196명을 분석한 결과 감염자 중 위약(플라시보)을 접종받은 이들은 185명이었고, 모더나 백신 접종자는 11명에 그쳤다. 예방 효능이 94.1%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모더나는 지난 16일엔 임상 참가자 중 코로나19 감염자 95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94.5% 예방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백신이 남녀를 가리지 않고 여러 인종과 연령대에서 효력을 보였으며 큰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이 FDA 긴급 사용승인 신청 단계에 간 것은 화이자에 이어 두번째다. 화이자는 지난 20일 독일의 바이오앤텍과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FDA에 긴급 사용승인을 신청했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심의 자문위원회는 다음달 11일 열릴 예정이다. 화이자는 지난 18일 자사 코로나19 백신이 임상 3상에서 95% 예방효과를 보였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주요 외신들은 코로나19 백신이 이르면 다음주 중 유통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이 영국에서 먼저 승인 절차를 밟고 있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보건당국은 다음달 초 회의를 열고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에 긴급 사용승인을 내 줄 전망이고, 사용승인 즉시 백신이 유통될 것”이라며 “이르면 다음달 7일 백신 첫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미국 FDA 승인도 무난히 받을 전망이다. FDA가 제시한 긴급승인 기준이 효능 50% 이상인 경우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두 백신이 승인 즉시 유통될 수 있도록 저온 유통망(콜드체인)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운반하기 위해 저온 유통망 준비작업을 마쳤다. 미국 항공 당국으로부터 비행 당 1만5000파운드(약 7000㎏)의 드라이아이스를 항공기에 실을 수 있는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 중인 두 백신 모두 mRNA 기반이라 백신의 코로나19 면역체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초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화이자가 앞서 미 질병통제에방센터(CDC)에 알린 자사 백신 보관요건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 보관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모더나는 자사 백신을 영하 20도에서 보관해야 한다고 알렸다.
미 백악관이 주도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배포 사업 ‘오퍼레이션 워프 스피드(초고속 작전)’의 한 관계자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FDA 승인 후 24시간 내에 백신 공급을 개시하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