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금융 자산이 최근 크게 늘었다. 지난 6~7월 투자한 기업의 지분 가치가 3개월 새 2000억원 가까이 상승한 영향이다.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의 3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 2분기 마련한 투자자금 15억달러(약 1조6620억원)의 54%인 859억엔(약 9111억원)으로 타법인 지분을 사들였다. 시로 우에무라 넥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859억엔 투자로 기타포괄손익 186억엔(약 1972억원)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6~7월에 확보한 다른 회사 지분의 가치가 3분기 중 186억엔 늘었다는 얘기다.
앞서 넥슨은 지난 6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15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상반기에 자회사 네오플로부터 1조4961억원을 빌리는 등 현금성 자산을 급하게 확보했다. 오웬 마호니 넥슨 최고경영자(CEO)는 “오랜 기간 다양한 유형의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고 유지해온 넥슨의 비전을 공유할 회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디즈니, 넷플릭스, 일렉트로닉아츠(EA), 닌텐도 등 막강한 IP를 가진 회사에 넥슨이 투자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이번 투자에 따른 넥슨 사업과 시너지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넥슨의 타 기업 지분 확보에는 투자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투자를 수익률로 보면 3개월 동안 21.6%다. 미국 나스닥지수가 같은 기간 최저점 대비 최고 27% 올랐다가 11%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괜찮은 성적이라는 평가다. 마호니 대표는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현재의 저금리 시장 환경에서 현금 자본을 잘 활용할 수 있는 현명한 투자도 진행하고자 한다”고 했다.
넥슨은 과거에도 지분 투자로 큰 이익을 남긴 적이 있다. 2012년 엔씨소프트와 협업하기 위해 지분 14.6%를 8045억원에 사들였다. 하지만 두 회사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넥슨은 2015년 엔씨소프트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 3년 동안 엔씨소프트 주가는 20% 이상 떨어졌다. 그런데도 넥슨은 투자 이익을 올렸다. 엔씨소프트 주식을 엔화로 샀는데, 환율 변동(환차익)으로 오히려 500억원 이상 이익을 남겼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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