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삼광빌라!’ 정보석이 돌아왔다. 흥미로운 전개에 힘입어 시청률은 31.8%를 기록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 제작 프로덕션 H, 몬스터유니온) 22회에서는 우정후(정보석)의 기억 찾기 과정이 그려졌다. 먼저 정민재(진경)는 기억을 잃은 전남편 정후를 데려가기 위해 삼광빌라를 찾아갔다.
자존심 때문에 정후의 첫사랑이었던 삼광빌라 사장 이순정(전인화)에게 이혼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일단 그의 기억을 되찾는 게 급선무였기에 그간의 속사정을 털어놓으며 남편을 데려가겠다는 의중을 밝혔다. 30년을 넘게 부부로 살아온 남편에 대한 의리이자 미련일지도 모르는 연민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에게도 상황을 설명해야 했다. 두 사람이 부부 사이라는 것은 물론, 족발집 배달 알바 ‘제임스’가 아니라 수많은 직원을 거느린 한 기업의 사장님이라는 것, 그리고 아들 삼고 싶었던 다정한 청년 우재희(이장우)가 진짜 아들이라는 것까지, 이혼 사실을 제외한 모든 것을 알렸다.
정후는 지난 번처럼 ‘역할 대행’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아닌지 못 믿겠다며 민재의 손을 뿌리치기도 했지만, 속상한 마음에 통곡하는 그녀와 순정의 적극적인 설득으로 마음을 돌렸고, 짐을 챙겨 민재를 따라 나섰다.
정든 삼광빌라를 떠나 아쉬운 마음을 간직한 채 발걸음을 옮긴 정후는 쫓고 쫓기는 사람들을 목격하곤 ‘빚쟁이 트라우마’가 도졌고, 결국 정신없이 도망치다가 넘어져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병원으로 옮겨진 후, 그의 꿈속에서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가족을 향한 정후의 애틋한 진심이 드러났다. 20여 년 전, 동업자가 사채를 쓰고 도망간 바람에 정후의 집에 덩치 좋은 빚쟁이들이 들이닥쳤다.
사업에 몰두하느라 휴일에도 아들과 놀아주지 못하는 아버지였고, 다급한 순간에도 “사랑해” 한마디 전하지 못하는 못난 남편이었지만, 사채업자 손에 붙잡혀 죽도록 맞으면서도 끝까지 아내와 아들의 안전을 걱정했던 그는 그 누구보다 가족애가 강한 사람이었다.
꿈에서 깬 정후는 재희의 이름을 ‘유재희’라고 잘못 불렀던 이전과는 달리, “네가 왜 유재희야, 우재희지. 내 아들”이라며 마침내 기억이 돌아왔음을 알렸다. 눈물을 글썽이는 재희를 다정한 눈빛으로 어루만지는 아버지의 모습이, 아내 민재를 향해 나지막이 뱉은 “여보” 한마디가 안방극장에 짙은 감동을 선사했다.
그런데, 안도감에 눈물을 흘리는 가족들을 토닥이던 그의 얼굴이 서서히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슈퍼꼰대짠돌이’가 다시 고개를 내민 순간이었다. 기억을 되찾은 정후가 제임스 시절을 교훈 삼아 ‘순한 맛’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친엄마 김정원(황신혜)의 집에 입성한 이빛채운(진기주)은 삼광빌라 가족을 향한 그리움에 사무쳤다. 무슨 일이 있어도 곁을 떠나지 않겠다던 언니의 배신에 상처받은 동생 이해든(보나)에게 모든 상황을 설명할 수 없기에 그저 할 말 없다며 차갑게 돌아섰고, 찢어진 마음을 겨우 달랬지만, 순정이 보낸 택배 상자에 또다시 감정이 차올랐다.
반듯하게 다려진 옷, 꼼꼼하게 챙겨 보낸 물건, 그리고 엄마표 행운의 꽃잎을 말리는 낡은 국어사전까지. 순정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낀 빛채운은 그리움을 참지 못하고 삼광빌라로 향했고, 때마침 같은 마음으로 대문 앞을 서성이던 순정과 재회했다. 서로를 끌어안은 절절한 모녀의 정이 눈물샘을 자극했다.
그 가운데, 빛채운의 주변에 또 다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친부 박필홍(엄효섭)이 ‘이동출’이라는 이름으로 재희의 건축사무소가 진행하는 공사현장에 인부로 등장했다.
친딸에게 접근하기 위한 그의 계략이 시작된 것. 게다가 눈엣가시인 빛채운을 가까이에 두고 ‘요리’하기 위해 그녀의 회사 복귀를 흔쾌히 찬성한 장서아(한보름)가 황나로(전성우)를 통해 빛채운의 사고뭉치 친부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그를 이용해 빛채운과 재희를 갈라놓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그 어느 때보다 달달한 한때를 보내고 있는 ‘코알라-뭉이’ 커플이 앞으로의 난관을 함께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 삼광빌라!’는 매주 토, 일 저녁 7시 55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