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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과학자 '암살 테러' 사망…"배후는 이스라엘"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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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과학자 '암살 테러' 사망…"배후는 이스라엘"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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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까지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과학자가 테러 공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27일(현지시간) 국방부의 연구·혁신 기구 수장이자 핵 과학자인 모센 파크리자데가 수도 테헤란 인근 소도시 아브사르드에서 테러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크리자데는 차를 타고 이동하던 도중 인근 차량에서 폭발이 발생했고 이후 괴한들의 총격을 받았다. 그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목격자들은 폭발음이 먼저 들렸고 뒤이어 기관총 소리가 들렸다고 진술했다. 사건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개된 사건 현장은 핏자국, 파손 차량 등 흔적을 그대로 보여줬다.


파크리자데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이란의 핵무기 개발 계획인 '아마드 프로젝트'를 주도한 최고위급 관계자로 알려졌다. 2011년 유엔 보고서에는 파크리자데가 이란의 핵무기 기술 개발에 가담했고, 여전히 그런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의심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방 정보기관은 그가 민간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가장해 핵탄두를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비밀리에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란의 최대 적성국가인 이스라엘은 이란 핵무기의 대부 격인 파크리자데를 최근까지도 예의주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018년 자국의 정보기관 모사드가 테헤란 남서부 슈러브드 지역의 비밀시설을 급습해 확보한 핵 개발 관련 기밀 자료를 공개하면서 "아마드 프로젝트를 주도한 이란 핵과학자 파크리자데가 2018년에도 SPND라는 핵무기를 개발하는 비밀 조직의 책임자"라며 "파크리자데라는 이름을 기억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이번 테러 배후로 지목하는 이유다. 그간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무기 보유를 방해하기 위해 이란 핵과학자들을 여러 차례 살해했다는 의혹이 숱하게 제기됐다.

2010년 1월 테헤란대 교수인 핵 물리학자 마수드 알리 모하마디가 출근길에 폭탄 공격을 받고 목숨을 잃었고, 같은해 11월 이란원자력기구의 핵심 멤버였던 마지드 샤흐리아리도 폭발 사건으로 숨졌다.

2011년 7월에는 핵개발에 관여한 과학자 다르이시 레자에이가 테헤란에서 오토바이를 탄 괴한의 총격으로 숨졌다. 그 다음해인 2012년 1월에는 핵 과학자 모스타파 아흐마디 로샨이 자신의 차에 부착된 폭탄이 터져 목숨을 잃었다.

이란 고위직들은 이스라엘이 파크리자데 살해와 관련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복수 의지를 밝혔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의 역할을 암시하는 비겁함은 가해자들의 필사적인 전쟁 도발을 의미한다"며 "이란은 국제사회, 특히 EU에 부끄러운 이중잣대를 버리고 이런 국가 테러를 비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엄중한 복수'를 천명했다. 바게리 총장은 파크리자데의 죽음을 "비통하고 중대한 타격"이라면서 "우리는 이번 일에 관계된 자들을 추적해 처벌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러 조직과 그 지도자, 그리고 이 비겁한 시도의 가해자들은 엄중한 복수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세인 데흐건 이란 최고지도자 군사 수석보좌관도 이스라엘이 전쟁을 도발하기 위해 파크리자데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데흐건 수석보좌관은 트위터에 "시온주의자(이스라엘)들은 동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 막바지에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전면전을 일으키려고 한다"고 했다.

현재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 국방부는 파크리자데 암살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신현아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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