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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 '장자승계 전통' 잇는다…구본준 계열분리 확정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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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의 숙부인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선대부터 이어온 LG그룹의 장자승계 전통을 이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을 거느리고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한다.

㈜LG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LG상사와 LG하우시스, 반도체 설계회사 실리콘웍스, LG MMA 등 4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LG신설지주(가칭)'을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

㈜LG신설지주는 이들 4개 회사를 자회사로, LG상사 산하의 판토스 등을 손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LG 약 0.912, ㈜LG신설지주(가칭) 약 0.088이다.

'㈜LG신설지주'는 새로운 이사진에 의한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될 계획이다. 이사회 구성은 사내이사로 구본준 LG 고문(대표이사), 송치호 LG상사 고문(대표이사), 박장수 ㈜LG 재경팀 전무 등이 들어온다. 사외이사는 김경석 전 유리자산운용 대표이사, 이지순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정순원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등이 맡게 된다.

이에 따라 ㈜LG는 내년 3월26일 정기 주주총회 회사분할 승인 절차를 거치면 같은해 5월1일자로 존속회사 ㈜LG와 신설회사 '㈜LG신설지주'의 2개 지주회사로 재편해 출범할 예정이다.

LG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 격화 및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주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영역을 더욱 전문화할 수 있는 구조로 조속한 전환 필요에 대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업 집중력 높이고 의사결정 신속하게"
㈜LG신설지주는 전문화 및 전업화에 기반해 사업 집중력을 높이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성장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사업 포트폴리오와 사업모델을 획기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LG신설지주 산하의 자원개발 및 인프라(LG상사), 물류(판토스), 시스템반도체 설계 (실리콘웍스), 건축자재(LG하우시스) 및 기초소재(LG MMA) 사업은 해당 산업 내 경쟁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다. 회사는 "이번 분할을 계기로 외부 사업 확대 및 다양한 사업기회 발굴을 통해 주력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상사는 중점사업으로 육성 중인 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거래물량 및 생산성을 강화하고, 헬스케어 및 친환경 분야에서 신규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LG하우시스는 친환경 프리미엄 인테리어 제품과 서비스로 사업을 차별화하고 B2C 사업 확대를 위한 유통 경쟁력 강화로 홈(Home) 등 공간 관련 고부가 토털 인테리어 서비스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실리콘웍스, 판토스, LG MMA 등은 디지털화, 비대면 트렌드에 맞게 다각화된 사업 및 고객 포트폴리오,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회사로 육성하여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고 성장을 가속화한다.

특히 신설 지주회사는 산하 사업회사들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 및 M&A 기회를 모색하고 기업공개(IPO) 등 외부 자본 시장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소규모 지주회사 체제의 강점을 살려 시장 및 고객 변화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외부 협력 및 인재 육성 체제, 애자일(민첩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한다.
구본준 홀로서기 본격화
구본준 고문이 상사를 중심으로 한 계열분리에 나서는 것은 현재 LG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와 화학 등을 온전히 보존하면서 지배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에선 구광모 LG 회장의 숙부인 구본준 고문 체면을 세워주면서 그룹에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은 절충점을 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선대 회장이 별세하면 경영권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장남이 그룹 경영을 이어받고, 회장 형제들이 일부 계열사를 들고 독립하는 LG그룹의 '장자 승계' 전통을 잇는 것이기도 하다.

고(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인 구본준 고문은 2010년부터 6년간 LG전자 대표이사, 2016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LG 부회장을 지냈다. 한때 적자에 시달렸던 LG전자에선 체질 개선 작업을 주도했고 ㈜LG 부회장 시절에는 형인 고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LG를 총괄하기도 했다.

그러다 구광모 현 LG 회장이 2018년 그룹 회장에 취임하며 '4세 경영'을 본격화하자 구본준 고문은 전통에 따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계열 분리를 끝으로 LG그룹의 추가 분리는 없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이번 계열 분리로 그간 LG전자와 화학 등 주요 고객과 판토스간 내부거래 비율이 60%에 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적이 돼온 자회사 일감몰아주기 문제도 함께 자연스레 해결될 전망이다.

한편 ㈜LG는 앞서 진행된 2021년도 임원인사를 통해 이방수 LG CSR 팀장(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방수 사장은 향후 LG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이 외에도 부사장 1명, 전무 2명이 승진했고 상무 2명이 새롭게 선임됐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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