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트럭 엔진 결함을 둘러싼 집단소송 재판이 26일 경기 수원지방법원에서 시작됐다. 3년 간 이어온 논쟁이 법원에서 해결될 수 있을지 자동차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만트럭 엔진 결함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1심 첫 공판에서 만트럭 피해 차주 연합은 만트럭이 엔진 결함 무상수리 등 약속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트럭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대금반환을 청구했다.
만트럭은 2017년부터 엔진 녹 발생 등 차량 결함으로 국내 소비자들과 갈등을 겪어왔다. 만트럭은 엔진 문제가 운전자 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2018년 피해 차주들이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국토교통부가 리콜을 지시하자 요아킴 드리스 만트럭버스그룹 회장이 직접 사과하며 결함을 인정했다.
그해 12월 만트럭은 "엔진 녹 현상은 냉각수 누수에 따른 보조 브레이크 '프리타더' 손상에서 비롯됐다"면서 "엔진 자체는 정상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프리타더는 보조 제동장치이기에 결함은 안전과 연관이 없으며 개선품을 만들어 무상수리를 하겠다고 피해 차주들과 합의했다. 2019년 막스 버거 만트럭버스코리아 대표도 품질 문제를 해결했고 리콜을 원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만트럭 피해 차주 연합은 "약 2년이 지났지만 만트럭이 당시 약속과 달리 무상수리를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 측은 일부 차량에 수리가 진행됐지만 동일 하자가 재발했고, 합의 내용이던 프리타더 개선에 대해서도 사측이 "개선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서비스센터에서는 갖은 핑계로 수리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리콜 대상이던 냉각수 부품까지도 PH 농도가 7.3 미만이면 교체하도록 지침을 내렸지만 7.3 미만이 나와도 정상이라며 회사가 리콜을 거부한다는 것이 연합의 입장이다. PH가 낮아지면 엔진 냉각수는 산성을 띄고 엔진 부품을 부식시킨다. 냉각성능 저하와 엔진 과열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피해 차주 연합은 "엔진 녹 발생 문제는 폐차 외에 사실상 해결책이 없다. 사측도 이를 알고 있다"며 다양한 하자가 발생하고 수리 후에도 결함이 재발하는 등 정상적인 운행을 할 수 없어 손해가 막심하다고 호소했다.
연합은 만트럭이 수리를 미루는 사이 피해자가 더 늘어났고, 고장으로 인한 운행 중단이 반복되며 대당 2억원이 넘는 차량 할부 가격을 부담하지 못해 파산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만트럭 관계자는 "리콜은 아직 진행중"이라며 "일부 차주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국토부 리콜을 거부하고 있다는 얘기인데 그럴 일이 없고 그럴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확하게 파악하긴 어렵지만 상당 차량이 리콜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부 차주들이 소송에 나선 만큼 법적으로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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