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사진)이 다음달 초 미국을 방문하려던 계획을 연기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이 장관이 내부 논의 끝에 연내에 미국을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당초 다음달 7~8일쯤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미국 조야 인사들과 만나 북한과의 보건·의료 협력 구상을 전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로 미 정부 관계자들과 회동하는 게 어렵다고 판단해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 게다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정권 인수인계와 조각(組閣) 작업 등으로 분주한 상황이라 일정을 조율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미국의 코로나19 상황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내년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전후해 방미를 재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추후 가장 적절한 시기에 방미를 검토한다는 뜻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한편 이날 미 국무부는 이 장관이 최근 남북한 경제협력 재개 필요성을 밝힌 것과 관련, “모든 유엔 회원국은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의 남북 경협 재개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외교가에선 바이든 당선인이 차기 국무장관에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지명하면서 대북 유화 기조를 유지하려는 우리 정부와 향후 더 큰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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