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음란물 브랜드화는 수사기관이 제시한 개념"이라며 기존 증언을 번복하는 발언을 했다.
조씨는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조성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범이자 측근인 '부따' 강훈(18·구속기소)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저로서는 억울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조씨는 피해자들에게 새끼손가락을 편 채로 사진을 찍게 한 이유에 대해 검찰 질문에 대해 "제가 만든 촬영물이라는 것을 알리려는 것이지, 브랜드화하려고 기획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조사 과정에서 검사들이 '브랜드화하려고 한 것으로 볼 수 있나'라고 묻길래 그렇게 볼 수 있다고 답했더니 검사들이 '앞으로 새끼손가락은 브랜드화라고 하자'고 했다"며 "앞선 (다른 공범에 대한) 증인 신문에서 그렇게 얘기했더니 '검사도 경악했다'고 기사가 나왔는데, 저로서는 억울하다. (브랜드화는) 수사기관이 제게 제시한 개념"이라고 했다.
조씨의 이 같은 주장은 지난 9월 다른 공범 한모(27·구속기소)씨의 재판에서 했던 증언과 배치되는 것이다. 그는 당시 피해자에게 새끼손가락을 펴는 등 특정 행동이나 말을 반복시킨 이유에 대해 "저의 피해자임을 알리려고 했다. 돈을 벌 목적으로 음란물에 대해 브랜드화할 요량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씨는 피해자들에게 굴욕적인 행동을 하도록 지시한 것은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의 시초격인 'n번방' 운영자 '갓갓' 문형욱(24·구속기소)보다 자극적인 영상을 공유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갓갓보다) 더 엄청난 촬영물이 있다고 인식시키고 싶었다"며 "갓갓의 영상이 유명한 상황에서 더 자극적으로 비춰야 하지 않을지 고민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