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의 우리사주조합이 추진해온 노조 추천 이사제 도입이 주주총회에서 무산됐다.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은 나란히 3연임을 확정했다.
KB금융은 20일 오전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윤순진(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류영재(서스틴베스트 대표) 사외이사 후보 선임 안건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지난 9월 말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그룹에 친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ESG)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이들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 제안을 냈다. 이후 지분율을 1.34%에서 1.73%로 늘리며 ‘표 대결’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날 주총에서 두 명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찬성률(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대비)은 각각 3.48%, 2.86%에 그쳤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9.97%)이 우리사주조합 주주 제안에 반대한 게 컸다. 또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와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잇따라 주주제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외국인 표심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이날 윤종규 회장과 허인 행장을 각각 사내 이사와 기타 비상무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은 무난히 통과됐다. 앞서 KB금융 이사회는 윤 회장과 허 행장에 대한 연임을 결정하고 주총 절차만을 남겨뒀었다. 이에 따라 윤 회장과 허 행장의 임기는 각각 2023년 11월과 2021년 12월까지로 늘어났다. 윤종규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고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넘버원 금융그룹,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금융플랫폼 혁신, 글로벌 진출 확대, ESG경영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조직으로의 진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