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3대장, 코로나 회복 넘어 역대 최고 주가
세계 최대 명품기업 LVMH는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장에서 전일보다 2.35% 오른 486.15유로에 거래를 마쳤다. LVMH는 루이비통, 디올, 지방시 등 75개의 명품 브랜드를 소유한 기업으로 파리 증시 시가총액 1위다. LVMH 주가는 지난 3월 코로나19 영향으로 287유로까지 떨어졌다. 이후 6개월 동안 꾸준히 올랐다. 9월 연초 주가인 420달러 수준을 회복했다. 11월 초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백신 개발 소식까지 터지자 4거래일만에 15.55% 올랐다. 사상 최고인 487.40유로를 찍었다.
구찌, 생로랑 등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케링은 18일 0.55% 오른 623.50유로에 장을 마쳤다. 3월 저점에 비해 74.4% 오른 가격이다. 연초 가격보다도 4.3% 올라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에르메스도 연초보다 26.22% 오른 847.20유로를 기록했다. 3대 명품주 중 1년 새 가장 많이 올랐다.
중국과 온라인이 키워드
주가상승의 원동력은 3분기 실적이었다. 3개사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에르메스는 매출 18억유로를 기록했다. 코로나19에도 전년 동기대비 4.2% 늘어난 실적을 내놨다. 케링의 매출은 전년대비 2% 감소한 37억유로였으나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LVMH는 3분기만에 두 자릿수 매출 하락세를 벗어났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패션·가죽 부문은 전년대비 12% 성장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이 매출증가를 이끌었다. 코로나19에서 먼저 회복하며 매장 운영을 정상화했기 때문이다. LVMH와 케링, 에르메스의 3분기 아시아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13%, 18%, 4% 늘었다. 에르메스는 지난 2분기에는 아시아 지역이 전체 매출의 70%까지 차지하기도 했다.
온라인 매출도 늘었다. 케링은 3분기 온라인 매출이 전년에 비해 2배로 뛰었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수적인 명품 브랜드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판매를 크게 늘렸다”고 설명했다.
실적보다 빠른 주가 상승은 코로나19 이후에는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여행이 재개되면 면세 수요가 회복되기 때문이다. LVMH는 면세사업의 부진으로 3분기 '특수리테일' 매출이 29% 줄었다. 케링도 마이너스 5%를 기록했다.
글로벌 명품 ETF, 프랑스 ETF 담아볼까
이들 종목을 한꺼번에 담고 있는 글로벌 명품 상장지수펀드(ETF)도 강세다. S&P 글로벌 럭셔리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이 대표적이다. 이 지수는 명품을 파는 기업 중 규모가 큰 80개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자동차도 포함된다. LVMH, 테슬라, 케링, 에스티로더, 다임러 AG, 에르메스, 페라리 등이 지수를 구성하는 주요 종목이다. 지수는 지난 1년간 31% 올랐다. 이 지수에 따라 움직이는 ETF로는 유럽에 상장된 '아문디 S&P 글로벌 럭셔리 ETF(LUXU)', NH아문디자산운용이 지난 5월 출시한 'HANARO 글로벌럭셔리 S&P ETF가 있다. 5월 상장된 이 상품은 19일 1만404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저점(9555원) 대비 47% 오른 수준이다. 명품 회사들의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테슬라 S&P500 편입 효과'까지 더해졌다.
명품 ETF 뿐만 아니라 프랑스 ETF에 투자할 때라는 분석도 나온다. 백신이 개발되고 경기가 회복되면 내년 유럽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유럽은 관광과 완성차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아 기저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딘 터너 UBS 이코노미스트는 "통제 조치들이 완화되면 유럽의 경기가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며 내년 유로존 GDP 성장률을 5.2%로 제시했다.
‘아이셰어즈 MSCI 프랑스 ETF’는 프랑스 대표 기업들을 담고 있다. LVMH, 케링 등 명품 기업 뿐만 아니라 제약회사인 사노피, 에너지 기업인 토탈, 로레알 등을 함께 담고 있다.
최예린/고재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