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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 먹고 알 먹는다더니"…빚 떼일 위기 처한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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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남부의 빈국 잠비아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면서 최대 채권국인 중국이 곤경에 처하게 됐다. 여러 국가를 경제 벨트로 묶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잠비아는 최근 해외 채무 이자 4250만달러의 지급 불이행을 선언했다.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 실패 후 원금은 커녕 이자 지급까지 무기한 미루기로 했다. 앞서 잠비아는 지난달 14일 이자 상환일을 자체적으로 30일 간 유예했었다.

잠비아 재무부는 성명에서 “우리가 선의의 요청을 했으나 채권단이 승인하지 않은 건 유감”이라고 발표했다. 잠비아가 갖고 있는 해외 채무는 최소 120억달러에 달한다. 이 중 달러화 채권만 30억달러 규모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잠비아 국가 채무는 2015년 국내총생산(GDP)의 32% 수준이었지만 올해 말 120%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다.

잠비아의 디폴트 선언 후 최대 채권국 중 하나인 중국이 잠비아 정부를 상대로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대일로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차관을 제공했으나 상당액을 떼일 가능성이 커져서다. 중국 영자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은 잠비아 정부를 겨냥해 “채권자를 차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과 다른 채권국들은 잠비아를 사이에 놓고 “상대방을 믿지 못하겠다”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잠비아에 구제 금융을 제공할 경우 이 돈이 유로본드 등 유럽 국가들의 채무를 갚는 데 사용될까 우려하고 있다. 유럽 채권국은 잠비아 정부가 중국에서 얼마나 빚을 지고 있고, 차관 상환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투자은행 르네상스 캐피탈의 찰스 로버트슨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잠비아가 애초 중국에서 과도하게 차입했던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 국영은행인 중국수출입은행과 중국개발은행 등은 잠비아에 약 30억달러의 차입금을 제공한 상태다. 중국수출입은행은 잠비아 측에 26억달러를 제공해 인프라 건설 사업에 투자하도록 했으나, 원리금 감경 협상엔 응하지 않고 있다.

잠비아의 채무불이행 선언으로 중국이 대규모 차관을 제공한 앙골라 케냐 등 주변국도 주목 받고 있다. 일대일로 정책에 따라 중국에서 거액의 인프라 투자비를 차입한 공통점이 있어서다.

중국은 개발도상국 전체 채무액 중 약 70%를 빌려준 최대 채권국으로 꼽히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중(對中) 부채는 총 1450억달러 규모로 알려져 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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