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는 3년간 조선·해양·뿌리산업 등의 중소기업협동조합을 지원하는 데 26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별 중소기업협동조합 활성화 계획을 살펴보면 부산을 비롯해 전라북도에서 구체적으로 조합 지원방안을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별 지원이 활성화되면서 조합 육성 정책의 무게중심이 정부 중앙부처에서 지자체로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5월 부산시는 조례를 근거로 ‘부산시 제1차 중소기업협동조합 활성화 3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활성화 계획이 중앙정부가 아니라 지자체 차원에서 수립된 것은 중소기업협동조합 역사상 처음이다. 총 11개 추진 과제, 33개 세부 사업에 285억원가량을 투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계획에는 △중소기업 협업촉진센터 설치 △조합 간 거래 지원 △컨설팅지원단 운영 등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신규 지원사업 14개가 포함됐다.
특히 지역 내 조선기자재·해양플랜트·뿌리산업·표면처리·기계·신발·섬유·패션 등의 협동조합 경쟁력 강화 지원에 무려 261억원이 투입된다. 중앙 부처급 예산이다. 또 △스마트공장 전문가 인력양성 △조선기자재 수출 및 애프터서비스(AS) 구축·운영 △부산 장림표면처리 선도단지 조성 △뿌리산업 통합지원 체계 구축 등의 사업도 추진된다. 모두 협동조합이 주축이 된 사업이고,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과 관련된 사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부산엔 총 73개 조합이 있다.
최근 중소기업협동조합 육성 3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한 전라북도 역시 협동조합의 공동상표, 공동판매 및 전시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공동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또 협동조합형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노란우산 희망장려금 지원 및 중소기업공제사업기금 이차보전 지원 등 11개의 정책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밖에 충청남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을 긴급 편성해 중소기업협동조합 지원 예산을 별도로 확보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활성화 계획이 수립된 광역 단위 지자체는 충청북도 부산시 전라북도 제주도 등 네 곳이고, 연내 수립 추진을 위해 협의 중인 곳은 대구시 경상북도 광주시 전라남도 등 네 곳이다. 활성화 계획의 근거가 되는 조례를 제정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대부분 조례에는 중소기업협동조합 기본계획 수립, 정책적 지원 및 자문·판로 제공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기초 지자체 단위에서 조례 제정이 완료된 곳은 서울 노원, 경기 포천·고양, 충북 충주, 경남 창원, 전남 여수, 전북 전주·군산 등 여덟 곳이다. 연내 인천 서구, 경기 안산·시흥, 충남 천안, 충북 청주 등 다섯 곳에서도 조합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 제정을 협의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