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 대표 플랫폼인 쿠팡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선 ‘안 파는 것’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특정 제품군만 판매하는 ‘전문 몰’이 설 자리가 점차 줄어드는 이유다. 그러나 반려동물 용품 전문 이커머스 앱인 펫프렌즈의 상황은 다르다. 올해 매출이 2년 전에 비해 1200% 증가했다. 월간활성사용자(MAU) 수는 지난달 기준 31만 명이다. 오프라인 판매점 위주였던 반려동물 용품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김창원 펫프렌즈 대표는 “반려동물 보호자 입장에 충분히 공감해 주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전략이 통했다”고 말했다. 24시간 상담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고객이 자신이 기르는 강아지·고양이에 어떤 제품이 적합할지 채팅을 통해 물어보면 펫프렌즈의 수의사 등이 답해 준다. 상담을 통해 권유받은 상품을 구매할 확률은 48%에 달했다.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도 펫프렌즈의 강점 중 하나다. 펫프렌즈에 가입하면 10개의 설문에 대한 답변을 입력한다. 어떤 사료를 잘 먹는지, 중성화 수술은 했는지, 어떤 질병이 있는지 등 정보를 기재한다. 펫프렌즈는 비슷한 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구매한 뒤 좋은 평을 남겼던 제품을 사용자에게 추천한다. 올 3월 이 서비스를 시작한 뒤 고객의 구매전환율(접속 후 구매 확률)이 25% 상승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펫프렌즈는 서비스 출시 초기 쿠팡의 ‘로켓배송’보다 빠른 배송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서울 지역에서 두 시간 내 물품을 배송해 주는 ‘심쿵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경기 이천에 대형 물류센터를 짓고, 서울에 도심형 물류 센터 6개를 구축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구매 확률이 높은 물건은 미리 각 물류 센터에 배치해 놓는다. 서울 외 지역에는 다음날까지 배송해 준다.
펫프렌즈는 최근 자체상표(PB)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300만 건 이상의 구매 데이터를 PB 제품 개발에 활용했다. 최근 출시한 고양이 장난감 ‘호랑이 낚시대’는 데이터의 덕을 크게 본 사례다.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객이 고양이를 위해 점점 더 길고 큰 장난감을 찾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길이가 2.5m에 달하는 호랑이 낚시대를 내놓자 불티나게 팔렸다는 후문이다.
김 대표는 펫프렌즈를 반려동물과 관련된 여러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슈퍼앱’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반려동물과 함께 가기 좋은 여행지와 레저시설의 티켓까지 펫프렌즈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2015년 창업한 펫프렌즈는 스틱벤처스 등으로부터 누적 25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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