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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가치 3년 내 15% 하락? 근심 커진 서학개미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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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 가치는 코로나 대란이 터진 지난 3월 급등한 뒤 조금씩 내리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하락세는 가팔라졌습니다. 특히 중국 위안화와 원화에 비해 많이 떨어져 미국 주식에 투자한 ‘서학개미’는 헤지하지 않았다면 약 10%의 환차손이 발생했을 겁니다.

관심은 앞으로의 방향입니다. 골드만삭스, JP모간 등은 대선 불확실성 감소, 글로벌 경기 회복 등을 볼 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골드만삭스의 자크 팬들 환율·이머징마켓 전략책임자는 “달러가 현재 무역가중치 인덱스를 기준으로 10~15% 정도 고평가돼 있다”며 최소 몇 분기, 길게는 2023년까지 15% 정도 하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과거 달러 하락이 시작되면 약 5년에 걸쳐 30%가량 떨어졌다”며 “조금 더 하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팬들은 달러 고평가, 미국의 낮은 실질금리, 글로벌 경제 회복 예상은 달러 약세에서 나타나는 표준적 환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JP모간도 비슷한 이유로 중국 위안화가 달러당 6.25위안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 아시아 신흥국 통화 비중 확대를 추천했습니다.

하지만 정치경제학자인 배리 아이컨그린 UC버클리 교수의 생각은 다릅니다. 그는 골드만삭스와의 인터뷰에서 달러가 고평가나 저평가돼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또 미국의 쌍둥이 적자는 달러 가치와 별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이컨그린은 달러 가치는 “미국과 글로벌 경제의 상대적 성장률에 달려 있다”며 “세계 경제가 회복돼도 미국의 성장세가 더 가파르면 달러 가치는 지탱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수십 년간 유지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달러를 대체할 만한 통화가 없다는 겁니다.

지난 8월까지 3년간 뉴욕특파원으로 일할 때 환율은 골치 아픈 주제였습니다. 미국에 간 2017년 7월 달러당 1020원 수준이던 환율이 지난 3월 1280원까지 올랐으니까요. 월가의 환율 전문가들도 의견이 중구난방이었습니다. 다만 하나는 의견이 같았습니다. 모든 경제 변수 중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게 환율이라는 겁니다. 미국과 주요국의 재정·통화정책, 무역수지, 수급 등 경제 변수뿐 아니라 국제 정세, 각국의 정권 성향, 중앙은행 인사 등 정치적 변수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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