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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국회서 '동지' 찾는 법무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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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이 그렇게 노골적으로 애당(愛黨) 선언을 공개적으로 해도 되는 것인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재야 운동권 출신인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지난 14일 SNS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친애하는 정성호 동지에게’라는 글을 올렸다고 한다”며 이같이 적었다. 유 평론가는 과거 민주당(더불어민주당 전신)에서 일했던 시절을 거론하며 “별로 믿음도 가지 않는 정치인들이 걸핏하면 ‘동지’라고 할 때 느꼈던 짙은 ‘느끼함’ 같은 기억이 살아났다”고 털어놨다.

추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예결위원장인 ‘정성호 동지’로부터 “정도껏 해 달라”는 말을 들었다. 추 장관이 직원 격려금 지급 등 법무부 특수활동비 의혹과 관련해 야당 의원들과 쉴 새 없이 격렬한 언쟁을 벌이자 정 위원장이 자제를 당부하면서 나온 발언이었다. 이후 강성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문자 폭탄’ 등 공격을 받은 정 위원장은 지난 13일 SNS에 “원활한 의사진행을 위해 딱 한마디 했더니 하루종일 피곤하다”며 “상식과 합리가 통하는 세상이 돼야 한다”고 글을 올렸다. 이에 추 장관은 이튿날 SNS에서 정 위원장을 향해 “흔들리지 않고 이루어지는 개혁이 어디 있겠느냐”며 “그 길에 우리는 함께하기로 한 민주당 동지”라고 답했다. “제가 당대표로서 동지들께 정권 출범 초에 드렸던 말씀”이라며 굳이 자신의 민주당 대표 전력도 언급했다.

야당은 추 장관의 난데없는 ‘동지’ 발언에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헌법상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인 공무원의 본분에 어긋나고, 입법부와 행정부의 분립을 무시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것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15일 논평에서 “국무위원과 예결위원장 관계는 사적 동지로 호도할 수도, 전임 당대표와 후배 의원 간 위계질서로 내리누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날 SNS에서 추 장관을 향해 “국무위원에 대한 국회 상임위원장의 정당한 견제 행위를 당내 동지 관계를 들어 역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을 ‘민주당 동지’라고 강조하는 추 장관이 오히려 민주당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때리면 친문(친문재인) 내에서 지지를 받는다”며 “추 장관은 이런 친문 정서를 이용해 자기 장사를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 장관으로부터 연일 공격을 받은 윤 총장은 지난 11일 한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추 장관은 5선 국회의원에 당대표까지 지냈지만 지금은 엄연히 일국의 법무부 장관이다. 국회에서 ‘동지’를 찾겠다면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으로 돌아가는 것이 ‘상식과 합리’에 맞다. 정치적 계산은 그때 가서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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