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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팬 잡자…네이버·빅히트·엔씨 '플랫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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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K팝 팬을 겨냥한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K팝 팬덤이 세계로 확장하고 비대면 공연·콘텐츠·커머스 시장도 커지면서다. 인터넷기업 네이버와 엔터테인먼트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양분했던 시장에 게임업체 엔씨소프트까지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 시장의 판도가 바뀔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엔터 사업 진출
15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K팝 콘텐츠를 유통하는 앱 ‘유니버스’를 내년 초 선보인다. 유니버스는 K팝 팬들의 커뮤니티 활동을 중심으로 K팝 가수들의 각종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에 집중됐던 콘텐츠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 7월 엔터테인먼트 전문 자회사 ‘클렙’을 설립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동생인 김택헌 엔씨소프트 수석부사장이 대표를 맡았다.

이미 팬 커뮤니티 플랫폼 시장에선 네이버와 빅히트 간 경쟁이 한창이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가 운영하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 지난 9월 빅히트 소속이 아닌 K팝 가수가 처음으로 둥지를 틀었다. 2NE1에서 솔로로 독립한 가수 씨엘(CL)이 위버스에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선미, 헨리 등 다른 소속사 가수를 추가 영입했다.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BTS를 통해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한 위버스가 외부 가수를 영입해 본격적으로 팬 커뮤니티 플랫폼 확장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빅히트에 앞서 팬 커뮤니티 플랫폼 시장을 만든 네이버도 인기 가수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와 SM엔터테인먼트는 SM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 ‘리슨(lysn)’의 팬클럽 커뮤니티 서비스를 네이버의 ‘브이라이브 팬십’으로 옮기고 있다. 팬십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타가 팬을 위한 멤버십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구축하는 새로운 방식의 팬 커뮤니티 서비스다. 네이버가 새로 구축한 한류 콘텐츠 수익 모델이다. 네이버는 지난 8월 SM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팬십의 역량을 강화하고, 차세대 영상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SM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확산으로 커진 팬덤 시장
업계에서는 BTS가 팬십에서 나간 것이 네이버와 SM이 손잡은 계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BTS는 지난해 팬십에서 위버스로 옮겼다. 팬십과 위버스는 온라인 콘서트 관람, 독점 영상 등 비슷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빅히트는 BTS 외에도 세븐틴, 뉴이스트, 여자친구 등 K팝 가수를 보유한 엔터테인먼트업체를 인수해 위버스를 키웠다.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팬 커뮤니티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K팝이 세계적으로 흥행한 데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온라인 콘텐츠 소비가 늘었다. 지난 5월 기준 브이라이브의 유료 콘텐츠 상품 수(브이라이브 플러스 기준)는 코로나19 확산 이전(1~2월 평균)보다 다섯 배 증가했다. 이 기간 거래액은 25배 급증했다. 최근 1년(2019년 7월~2020년 6월) 동안 유럽·아프리카 지역의 브이라이브 월간순이용자 수(MAU) 증가율은 2016년 연간과 비교해 세 배 이상 높아졌다. 빅히트의 위버스에서 발생한 매출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빅히트가 자체 제작해 위버스로 유통한 BTS 온라인 콘서트는 191개국에서 99만3000여 명이 관람했다. 티켓 판매액만 491억원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인기 가수 확보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후발주자인 엔씨소프트가 인기 K팝 아이돌인 몬스타엑스, 아이즈원, 강다니엘을 초기 영입 아티스트로 발표한 이유다. IT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처럼 결국 인기 IP(지식재산권)를 많이 확보한 업체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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