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급직원에게 '확찐자'라는 발언을 한 충북 청주시 공무원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오창섭)는 12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청주시 공무원 A씨(6급)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3월 18일 청주시청 비서실에서 "'확찐자'가 여기 있네, 여기 있어"라며 하급자인 직원 B씨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확찐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아 살이 급격하게 찐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다.
검찰은 A씨가 여러 사람 앞에서 B씨의 몸을 손으로 찌르면서 '살이 확 쪘다'는 의미의 말을 한 것은 모욕에 해당한다고 봤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공판에서 배심원 8명은 모두 '무죄' 의견을 내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A씨는 "해당 발언은 그 무렵 살이 찐 나 자신에게 한 말이지 B씨에게 한 말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인 정황과 당시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얘기하는 데다, 평소 친분이 없는 피고인을 무고할 만한 이유도 없어 보인다"며 배심원과 판단을 달리했다.
그러면서 "여러 사람이 있는 가운데 이뤄진 피고인의 언동은 살이 찐 사람을 직간접적으로 비하하는 것으로 사회적 평가를 동반하는 만큼 모욕죄가 성립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피해자가 처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이 판결에 불복, 항소할 뜻을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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