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상황에서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사진)마저 관례와 달리 차기 영부인과 접촉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CNN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의 최근 일정은 대부분 일일 회의와 다가오는 휴일 계획에 집중돼 있다.
통상 대선이 끝나고 대통령이 바뀌면 영부인도 인수인계 작업을 거친다. 2016년의 경우 당시 퍼스트레이디였던 미셸 오바마가 멜라니아를 11월10일 백악관에 초대해 차를 마시고 관저를 안내했다.
관례대로라면 멜라니아가 '후임 퍼스트레이디' 질 바이든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게 정권 교체기의 자연스러운 풍경. 차를 함께 마시거나 백악관에서 가족이 사는 방식, 자녀 양육 등을 조언하고 관저 발코니에서 대중에게 손을 흔드는 방법과 같은 세세한 내용도 공유하곤 한다.
이런 장면은 언론을 통해 보도됨으로써 정부 교체의 혼란기에 미국 지도부의 안정성과 원활한 정권교체를 국민에게 각인하는 효과도 있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하기 전에 멜라니아가 먼저 나서면 대통령과 행정부 행보에 반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선 멜라니아가 섣불리 나설 수 없다는 얘기다.
다만 멜라니아의 경우 종종 트럼프 대통령과 상반된 행보를 보여온 전력이 있다. CNN은 멜라니아의 행보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적절한 시기가 되면 멜라니아가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과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영부인이던 시절 특보를 지냈던 캐프리샤 페내빅 마셜은 CNN에 과거 부통령 부인인 '세컨드 레이디'였던 질 바이든이 백악관에 익숙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우려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치러진 미국 대선이 바이든 당선인 승리로 마무리되자 그간 거론해온 우편투표 부정 의혹 등을 내세워 대규모 소송전에 돌입한 상황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