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원양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이 선박을 구하지 못해 제품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에 연말까지 선적 공간을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화물을 싣기 위한 임시선박도 매달 한 척 이상 투입한다. HMM과 SM상선 등 국내 20개 컨테이너선사 사장단과 해양수산부는 11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출기업 애로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664.56으로 지난주보다 134.57포인트 올랐다.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국내 수출기업이 주로 이용하는 미국 항로 해상 운임도 FEU(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387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해운회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운항 선박을 크게 감축했지만 물동량이 예상보다 줄지 않은 영향이다. 더욱이 국내 수출기업은 최근 미국의 소비재 수요 증가, 블랙프라이데이 등 계절적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출계약 물량이 증가했지만 컨테이너 선박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HMM은 미주항로의 물량 확보를 위해 올 연말까지 국내 중소기업에 수출물량을 우선 배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3주차부터 연말까지 6주간 중국·동남아시아 지역에 배정된 주간 선복량 35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조정하기로 했다. 내년 2월까지 매월 한 척 이상의 선박도 추가 투입해 수출 중소기업을 위한 선적공간을 제공한다. 선적 화물의 60% 이상을 중소기업 화물로 채우겠다는 것이 HMM의 설명이다. 통상 선박에 실리는 중소기업 화물은 40%를 밑돌았다. SM상선도 다음달부터 내년 1월까지 미주항로에 3000TEU급 임시선박 한 척을 투입할 계획이다.
해수부는 해운시장의 공정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해상운임이 상승하자 일부 외국 선사들이 화주와의 기존 장기계약을 준수하지 않거나,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경민/성수영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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